패션전문 쇼핑몰인 프레야타운은 동대문시장에선 유일하게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참가한 업체다.

이곳의 1천3백여 입주상인들은 모처럼 열리는 대형 행사를 통해 동대문상권
의 첫 전문 도매상가라는 명성을 되찾겠다는 열의에 차있다.

상인연합회측은 이달 중순부터 상가의 외벽면과 도로변 곳곳에 일본관광객
방문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만국기를 걸어 흥겨운 분위기를 더할 계획
이다.

행사기간중에는 관광공사로부터 지원받은 일본어 전문 통역사 외에 5~10명
의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을 선발해 도우미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장내방송에도 일본어를 병행해여 이웃나라 손님들의 쇼핑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프레야타운이 야심적으로 내놓을 판촉이벤트는 야외에서 벌이는 즉석
노래자랑과 장기자랑이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즉석에서 노래자랑대회를 펼쳐 자연스럽게 일본
관광객들도 참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

전통 사물놀이공연도 즐기고 경품도 받을 수 있다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동대문 쇼핑타운은 일본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관광명소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대낮처럼 불이 밝혀진 야시장에서 북적대는 사람
틈에 섞여 물건을 고르는 재미에 푹 빠진다는 것이다.

물론 예산이 허락하는 한 마음껏 상품을 사서 일본에 돌아가 되팔려는
"초보보따리상"도 많은게 사실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상인은 "쇼핑객 10명중 2~3명은 일본인으로 여겨진다"며
"물건을 사지 않고 구경하는 재미에 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품목은 액세서리와 옷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기간중 특별히 가격을 깎아주지는 않는다.

연합회 정훈희 대리는 "워낙 가격대가 낮아 특별히 추가할인을 하기는
곤란하다"며 "대신 우리말을 잘못하는 외국인이라고 절대 바가지를 씌우지는
말자고 집중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야타운은 최근 건물주인 거평이 부도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상인들은 좌절하지 않고 단합해 상가관리권을 인수했다.

지난 2월엔 상호를 거평프레야에서 프레야타운으로 바꾸며 재기를 힘쓰고
있다.

연합회 이경원 상무는 "이번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상가활성화의 계기로
삼아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