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외환당국자들은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원화가치가 급속히 치솟는 탓이다.

원화가치는 외국인 주식투자와 외자도입 증가로 인해 상승추세를 타고 있다.

당분간 오를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의 상승세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당국은 혹시 핫머니 세력의 농간이 있지 않나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외환거래가 자유화돼 그 가능성은 부쩍 높아졌다.

투기성 외화자금이 시장을 교란할 여지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원화가치 급등에 따라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핫머니에 대해 알아본다.

Q) 핫머니란 무엇인가.

A) 간단히 말해 단기차익을 겨냥한 투기성 외화자금이다.

투기대상은 주식 채권 등 환금성이 높은 자산이고 통화도 대상에 포함된다.

목표한 수익율을 달성하면 급속히 빠져 나간다는 점에서 건전한 의미의
외국인 투자자금과 구별된다.

Q) 핫머니의 주체는 누구인가.

A) 단기차익을 겨냥해 들어온 외화자금의 소유자라면 누구나 핫머니 세력
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해외교포도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역시 핫머니의 대표적인 주체는 헷지펀드들이다.

특히 90년대의 통화위기 배후에는 언제나 헷지펀드의 환투기가 존재했다.

지난 97년 전세계를 교란하고 있는 신흥시장 통화위기의 주범도 헷지펀드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원래 헷징은 투자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기법으로 지난 47년 처음 월가에서
처음 등장했으나 이 기법을 오히려 기대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사용하기 시작
하면서 헷지펀드라는 투기성 자본이 생성됐다.

Q) 핫머니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

A) 투기성 자본의 속성상 그 실체는 물론 규모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대표적 핫머니인 헷지펀드의 경우 현재 약 5천여개의 펀드가 3천억
달러 정도의 자본금을 굴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헷지펀드가 자산에 투자할 때는 5-10%의 증거금만 갖고도 가능
하므로 이들이 실제 운용하는 돈은 무려 6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국제 금융시장에서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Q) 핫머니의 투자전략은 어떤 것이 있나.

A) 핫머니는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대표적인 몇가지만 예를 들면 <>재정거래 <>구조조정 증권 투자 <>매크로
펀드 <>공매(short only) 등이 있다.

이중 재정거래는 주가지수선물 등의 파생금융상품과 기초 자산의 가격
불균형을 이용해 한쪽은 매입, 한쪽은 매도를 취하는 전략이다.

구조조정증권 투자는 파산이나 M&A 등으로 인해 자본재구성을 겪고 있는
기업의 증권만을 골라 투자하는 전략을 말한다.

가장 잘 알려진 매크로 펀드 투자전략은 특정국가의 환율, 금리 등 거시
경제정책상의 변수에 기초해 투자하는 전략이다.

조지 소로스가 지난 92년 영국 파운드화가 비현실적으로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 선물환을 집중매도함으로써 수개월만에 15억달러의 이익을 챙긴 것이
단적인 사례다.

Q) 핫머니는 나쁜가.

A) 핫머니는 국제금융질서를 교란하고 때로는 한 나라의 경제를 파탄으로
몰기도 한다는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가 대표적인 핫머니 규제론자다.

최근에는 선진국들도 어느정도 규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2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33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헷지펀드
를 비롯한 투기성 단기자금의 이동에 대한 규제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하지만 핫머니에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리드먼 교수 등은 "핫머니가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 왜곡돼 있는 자산
가격을 바로 잡아주는 기능을 한다"며 옹호론을 펴기도 한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