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73) 영국여왕.

그녀가 지난 1953년 즉위할 때만해도 영국은 50개가 넘는 식민지를 거느린
대국이었다.

그 나라들 대부분은 이제 독립했지만 여왕은 아직도 54개 영연방 국가의
상징적인 존재다.

엘리자베스 2세는 처음에는 여왕의 운명을 타고나지는 않았다.

그녀가 태어난 1926년 당시엔 할아버지인 조지 5세가 재위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 조지 6세는 조지 5세의 5남1년중 둘째 왕자였다.

조지 5세가 서거한 뒤에는 왕위가 장남인 에드워드 8세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그가 미국 출신의 왈리스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포기
하면서 조지 6세가 왕위를 계승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10살 때인 1936년의 일이었다.

47년 에딘버러 공작과 결혼한 엘리자베스 2세는 이듬해 첫 아들인 찰스왕
세자를 낳았다.

53년 6월2일 웨스터민스터사원에서 대관식을 가졌다.

사상 처음으로 TV로 중개되는 대관식이었다.

젊은 여왕은 즉위하자 마자 국민들의 흠모와 존경의 대상이 됐다.

국가와 왕실과 가정에 충실했기 때문이었다.

근래 왕실의 잇단 스캔들로 영국내에서도 군주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꿋꿋히 품위를 지켜온 여왕은 여전히 영국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통치권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재위후 지난 47년간 윈스턴 처칠부터 토니 블레어 총리까지 모두
10명의 총리로부터 국정을 자세히 챙겨왔다.

요즘에도 매일 화요일 오후에는 토니 블레어 총리와 만나 국사를 협의한다.

그녀는 찰스 왕세자 외에는 앤공주와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등 3남1녀를
슬하에 두고 있다.

그의 남편인 에딘버러 공작은 지난 85년에 국제승마협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적이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결혼할 당시 해군 대위였던 에딘버러 공작은 자연보호와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91년에는 환경보호단체 회장에 취임했다.

세계야생동물기금 회장과 추밀원 고문과 요트와 크리켓 승마 등 여러
스포츠협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