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 국방대학원 교수 gemkim@unitel.co.kr >


두 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더라도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상관관계로부터 상식과는 동떨어진 원인추정을 하기 쉽다.

실제로는 다른 요인이 원인이 되고 상관이 있는 두 변수는 단지 결과로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교회의 수가 늘어나면 범죄발생률이 증가한다.

그렇다면 교회가 범죄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말인가.

진짜 원인은 인구의 증가에 있는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면 교회도 많아지고 범죄도 증가하는 것이다.

미국 메사추세츠의 장로교 목사의 월급과 쿠바 하바나의 럼(rum)주 가격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목사들이 술 무역을 해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거의 모든 물가와 월급이 올라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냉장고 보급률과 위암환자의 수는 큰 상관관계가 있다.

냉장고에서 보관된 음식을 먹는 것이 위암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역시 어리석은 일이다.

소득이 올라감에 따라 냉장고의 보급도 늘어나고 평균수명이 높아지고
의료서비스가 확산됨에 따라 당국에 보고되는 위암환자의 수는 증가하는
것이다.

즉 시간의 흐름이라는 제3의 요인이 작용한 것이다.

한 의학논문에서 우류를 마시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놀라운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우유가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미국 동북부와 중부 남부의 여러 주,
그리고 스위스에서는 암이 놀랄만큼 자주 발생하는데 우유를 마시지 않는
스리랑카에서는 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것이 이 논문의 근거자료였다.

또한 우유를 많이 마시는 영국여자들이 거의 마시지 않는 일본여자들보다
18배나 더 많이 암에 걸린다는 사실이 증거로 추가되었다.

그러나 조금만 파헤쳐 보면 이런 결과를 다른 요인으로 설명할수 있음을
알게 된다.

암이란 주로 중년 이후가 되면 걸리기 쉬운 병이다.

그런데 처음에 예를든 미국의 여러 주나 스위스는 평균수명이 길어서
노년층이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또 조사 당시의 영국여자들의 평균수명은 일본여자들보다 12년이나 길었던
것이다.

평균수명이 길면 당연히 암에 걸리는 사람수가 많아지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