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1일 0시가 지나자마자 서울시내 교통신호등이 제멋대로 작동해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일어난다.

부산에서 제주로 가는 카페리가 갈길을 잃고 방황하는 일이 벌어진다.

중소기업의 자동화 생산설비가 제멋대로 움직여 불량제품을 대량으로
쏟아낸다.

병원에서 중환자 몸에 연결된 인공심폐기의 작동이 멈춰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내년 정초 실제 벌어질수 있는 일들이다.

컴퓨터2000년표기(Y2K)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교통 의료 환경 해운항만 수자원등의 분야에서 Y2K 비상이
걸렸다.

12일 정보통신부와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의 조사에 따르면
정부가 중점관리하고 있는 5천12개 주요기관의 Y2K 대응이 매우 늦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해결 진척도에 있어 여객선안전분야는 겨우 23.3%, 교통신호체계분야
32.5%, 병원 의료기기분야 55.9%, 소각장 분뇨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63.7%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경우 문제해결 실태가 아예 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업종별로 보유하고 있는 자동화생산설비 종류와 기업가 너무 많고 전문지식
이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수자원분야의 경우 지방상하수도 진척도가 39.6%
<>운송분야는 자동차관리시스템 버스카드시스템 고속버스예약시스템
택시미터기 등 육상교통이 41.9% <>원전분야는 64% <>유.무선 통신분야는
63.6% 등으로 문제해결이 상당히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Y2K 문제해결을 위한 진척도는 현재 시점에서 검증단계인 80%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기준치이다.

또 문제해결후 오는 8월말까지 시스템의 시험운영을 마치면 100% 해결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오는 연말까지 Y2K와 관련된 컴퓨터와 자동화시스템 가운데 어느 한
분야라도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각종 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대부분의 전산시스템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곳까지 파급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Y2K 문제해결이 극히 부진함에 따라 이같은 연쇄사고발생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각 분야에 Y2K 비상이 걸려 있는데도 국내 전문인력이 부족해
2000년 이전 해결을 장담할수 없는 실정이다.

정보통신진흥협회 Y2K 인력풀에는 현재 1천여명이 등록돼 있으나 대부분
취업중이어서 가용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같은 틈을 탄 외국 시스템 공급업체들의 횡포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통부는 최근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의로 문제해결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장비교체를 요구하는 외국기업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역 모 정수장에 분산제어시스템(DCS)을 공급한 미국 W사는 Y2K
문제가 전혀 없는데도 시스템 교체를 주장했다.

국내 한 발전소에 진동감시시스템을 공급한 미국 V사는 소프트웨어 교체
비용으로 1억2천만원을 요구했으나 발전소측에서 국내개발 SW로 교체키로
하자 공짜로 업그레이드해 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 정건수 기자 ks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