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경쾌하게 울리는 소리다.

한장의 사진을 통해 우리는 희노애락을 느낀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진한장을 보면 저절로 눈물이 흘러 나오는 것은 필자
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사진은 삶을 기록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로부터 시작된 매우 자연스런
행동이다.

삼성생명 사진동아리 "동영회"는 올해로 창립된지 꼭 20년이 됐다.

지난 79년 창립되어 현재는 1백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사진을 통한 친목과
자기계발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행사와 내용으로 대외적으로 꽤 많이 알려지게
됐다.

매년 5월 삼성생명 창립기념일에 맞춰 진행되는 사진전시회는 아마추어치곤
수준급이라고 자부한다.

사진동아리 "동영회"가 잘 알려진 것은 95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봉사활동
때문이다.

현재 회장인 황용기 과장의 아이디어와 삼성생명 사회공헌팀의 지원으로
시작된 무료 영정사진 촬영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회장이었던 염준길 과장과 총무인 이원복 대리 그리고 꾸준히 봉사활동
에 참여한 김주리 박명주 김지연 최정훈 오미란 김명진 배종철 대리 등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다.

매월 서울 가양동에 있는 가양4종합사회복지관에 찾아가 한컷 한컷 연로한
어르신네들을 사진에 담았다.

흑백으로 촬영한 사진을 현상, 인화해 그 다음달 액자에 정성껏 담아드린다.

한장의 사진을 받아 들고서는 밝게 웃으시는 그분들-.

매월 꾸준히 해오다 보니 어느덧 5백여분 이상을 만들어 드렸다.

실직자들의 취업과 실생활에 필요한 증명사진을 찍어준 일도 있다.

지난 2월 서울 문래동에 있는 "자유의 집"에서 1천여명의 사진을 찍었다.

사실 이건 "중노동"이었다.

업무가 끝난 저녁 7시께부터 시작한 촬영은 매일 밤11시가 넘어야 겨우
2백명을 찍을 수 있었다.

꼬박 5일을 그렇게 촬영하고 다음날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출근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너무나 사랑스러운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진을 취미활동으로 한다는 것이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 또한 즐거움이다.

아내가 있기에, 가족이 있기에, 동영회 회원들이 있기에 행복하다.

한장의 사진은 바로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김태호 < 삼성생명 인사팀 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