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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경기 하남 출생
<>경동고와 서울대 상대 졸
<>한일은행 입행(61년) 차장(73년)
<>한불종금 입사(77년) 영업부장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부인 송연자 여사와 2남1녀
<>취미는 바둑(아마 3단)과 골프(핸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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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헌(61) 한불종합금융 사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후 회사
자산 규모를 무려 35%나 축소했다.

종금사 자산의 대부분이 대출이기 때문에 대출자산을 그만큼 줄였다고
보면된다.

시설자금 지원(리스)과 기업어음(CP) 할인을 주축으로 하는 종합금융사에서
"자산 증가는 곧 위험(리스크)증대"로 연결된다.

그는 회사경영의 안정성을높이기 위해서는 대출에 붙어있는 군살을 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위험이 높은, 다른 말하면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을 줄이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예전처럼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진 것이다.

유 사장은 이에따라 위험이 없는 새로운 업무영역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른바 한국식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이다.

그는 미국식 투자은행 업무는 자금력이나 국제적 신인도 등을 감안할 때
따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대신 주식 채권 등 직접 금융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형 투자은행
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대주주인 프랑스 소시에떼 제너럴의 협조아래 뮤추얼펀드를 비롯한
자산관리(Asset Management)분야를 적극 개척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위해 회사조직을 투자금융 기업금융 신용조사 기획관리 등 4개 분야로
재구성했다.

유 사장은 2~3년후면 한국식 투자은행으로 변신할 수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서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는 소시에떼 제너럴의일본법인에 직원을 보내
교육을 받도록 했다.

한불종금은 가장 튼튼한 종금사의 하나로 꼽힌다.

올해도 1백억원 안팎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또 IMF 구제금융 당시 정부지원없이 생존한 금융기관으로 잘 알려져있다.

97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원화 또는 외화를 제때
결제하지못해 한국은행에 구원의 손길을 뻗쳤을 때도 한불종금은 동요하지
않았다.

유 사장은 소시에떼 제너럴의 도움을 받아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그해 5월에 사장으로 부임한 초임 CEO(최고경영자)로써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온 셈이다.

유 사장은 직원들 사이에 차분하지만 의사결정이 분명한 경영자로 통한다.

큰 소리로 직원들을 꾸짖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그러나 해박한 업무지식을 바탕으로 잘못된 업무보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준다.

한불종금은 기아및 한라그룹에 대한 부실여신이 거의없다.

그가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특정기업에 대한 여신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현재 한불종금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대에
달한다.

새롭게 몰아닥치는 종금사 2차 구조조정에서 초연할 수 있는 입장이다.

직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은 한불종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실력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안타까움의 연장선상에서 유 사장이 때론 앞장서 목소리를 높여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서울대 상대 15회인 유 사장은 대학동기인 이경재 중소기업은행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신평재 교보증권 감사 등과 가깝다.

이수휴 전 은행감독원장과는 바둑 맞수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