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푸디세이, 컨트라딕션 포맨, 엠포리오 아르마니, 알뤼르 옴므, 바이시
벌사, 레 벨 드 리찌, 보칼리즈, 헤라 지일...

이는 올해들어 국내 화장품시장에 출시된 대표적 향수 브랜드들이다.

이 가운데 국산은 태평양이 내놓은 페르몬 계통의 향수 "헤라 지일"뿐.

나머지는 모두 해외에서 들여온 수입품이다.

향수시장에서 외국 화장품업체들이 차지하는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
주는 단적인 예이다.

한국 화장품회사들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에서는 해외에서도 "기술이 우수
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향수에서는 이렇다할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태평양이 프랑스에 진출,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공백을 외국회사들이 메우고 있다.

올해들어 외국 향수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1년전과는 딴판이다.

지난해에는 신제품을 거의 출시하지 않았다.

경제위기로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캘빈 클라인 향수를 수입판매하는 더유통은 최근 이세이 미야케(일본 출신
의 프랑스 디자이너)의 새 향수"르 푸디세이"를 내놓았다.

이번달에는 캘빈 클라인의 독특한 남성향수 "컨트라딕션 포맨"을 내놓는다.

더유통은 이 신제품 출시에 맞춰 광고를 내고 샘플도 뿌릴 예정이다.

프랑스 로레알의 한국 현지법인인 코벨은 최근 디자이너 엠포리오 아르마니
의 첫번째 향수를 출시했다.

또 이 제품을 알리기 위해 잡지에 광고를 내고 서울시내 영화관에서 "엠포리
오 아르마니" 향수 CF를 방영하고 있다.

이 향수는 남성용 "엘르"와 여성용 "일르"로 나뉜다.

샤넬은 지난달 남성향수 "알뤼르 옴므"를 새 주력제품으로 선보였다.

지난 96년 출시된 여성향수 "알뤼르"와 짝을 이루는 커플향수.

섹시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시세이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향수를 팔기로 하고 최근 일본 본사
에서 "보칼리즈"를 들여왔다.

이밖에 이브 생 로랑의 화장품을 수입판매하는 성주인터내셔날은 금년초
체리토마토 라즈베리 오렌지의 향이 섞인 새 향수 "바이시 벌사"를 출시했다.

화장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향수 소비에 있어서는 선진국에
크게 뒤지고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또 "태평양이 외제향수에 도전장을 냈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이 볼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