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3만3천5백명, 연간 매출 13조9천4백40억원, 자산규모 49조3천7백90억
원.

98년말 현재 한국전력의 덩치다.

오는 6월께에는 자산규모가 더 커진다.

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실시중인 자산재평가 결과가 그때쯤 나온다.

대략 10조원 가까운 재평가차액이 생겨날 것이란 예상이다.

그렇다면 실제 자산규모는 60조원 가량이 된다.

한전을 "공룡"에 비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전의 경쟁력은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너지의 힘"이다.

96년말 기준으로 전력판매량은 1천8백24억7천만kW.

프랑스의 국영 전력회사인 EDF, 일본의 도쿄전력, 이탈리아의 ENEL에 이어
세계 네번째다.

발전설비는 3만5천7백15MW로 역시 세계 4위다.

한전이 주요 선진국들의 전력회사와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종업원 1인당
경영지표는 더 낫다.

한전, 프랑스의 EDF, 도쿄전력, 캐나다의 하이드로 퀘벡, 미국의 서던
컴퍼니, 독일의 RWE와 비교하면 발전설비와 발전량은 퀘벡(1천5백61kW/명,
7천8백81MWh/명, 95년)에 이어 2위(1천4백13kW/명, 7천8백81MWh/명)이다.

퀘벡의 경우 인력소요가 적은 수력설비 비중이 93%로 한전(6%)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면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설비운용 능력도 세계 수준으로 평가됐다.

노동생산성(7천3백62MWh/명)과 전력을 보낼 때 새어나가는 규모를 가리키는
지표인 송배전 손실률(4.9%)은 세계 1위다.

특히 원전이용률은 세계 평균보다 10% 포인트나 높은 87.6%를 나타냈다.

전기 품질도 우수한 편으로 분석됐다.

가구당 연간 정전시간을 보면 일본이 16분으로 가장 적었고 한전이 23분으로
2위를 차지했다.

독일(48분) 프랑스(69분) 캐나다(71분) 미국(98분)이 뒤를 이었다.

세계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도쿄전력에는 훨씬 떨어진다.

도쿄전력은 96년 가구당 0.12회에 걸쳐 7분간 정전이 됐다.

반면 한전은 0.6회에 15분이었다.

재무구조도 괜찮은 편에 속한다.

일본 미국 캐나다 프랑스와 비교하면 부채비율은 한전이 1백71.5%(97년)로
가장 낮다.

미국은 2백1.4%(95년), 캐나다는 3백74.4%(94년), 일본은 6백12.2%(96년)다.

반면 자기자본 이익률은 3.3%로 가장 낮고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제일 높은
수준이다.

한전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다단계 의사결정 절차를 시급히 단순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센티브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구조에서 성과급 중심의 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도 높다.

전원과 수요가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는 점도 해소돼야 한다.

발전소는 영남과 호남에 절반 가량 몰려 있지만 수요는 경인지역이 전체의
37.2%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 또는 계획중인 발전소가 지어지면 편중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이렇게 되면 대용량의 장거리 송변전설비를 투자해야 할 부담이 생긴다.

송전손실도 커진다.

송배전 분야보다 발전설비에 우선 투자해 왔기 때문에 단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