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라는 용어는 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기업인들에 익숙해지게
됐으며 차세대 경영혁신 혹은 품질혁신의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소니등 세계적인 우량 기업들의 발빠른 6시그마
도입은 품질부문에 있어서 ISO-9000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출현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으로선 품질과의 전쟁을
예고하는 셈이기도 하다.

저임금에 의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품질이 유지되는 제품을
내놓기만 하면 국내외에서 잘 팔리던 시절은 지난지 오래다.

이제는 품질 수준이 높지 않으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하고 그 기업은
철저히 도태된다.

기업간에도 힘이 없는 자는 강자에게 먹히고, 또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약육강식의 냉혹함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WTO(세계무역기구)체제가 확립된 90년대가 되면서 경쟁력 없는 제품은
수출은 고사하고 국내 시장에서도 팔리지 않게 됐다.

과거엔 다소 품질이 떨어지는 국산품이더라도 국내에서 팔릴수 있었다.

수입선 다변화 제도를 통해 외국산 수입을 금지하거나 관세를 높여 국내에
들어오기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런 일들은 불가능하다.

상품의 국제경쟁력은 성능이 우수하고 신뢰성이 높아 고장이 나지 않고
설령 고장이 나더라도 수리하기 쉽게 돼 있는데서 나온다.

또 외관이 아름답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설계돼 있으며 가격이 싸야 한다.

이렇게 해서 잘 팔리는 제품을 국제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 부른다.

보통 이런 제품을 품질 좋고 값싸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세계가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통합돼 가면서 과거엔 한나라 안에서 1, 2등을
하면 이익을 낼수 있었으나 지금은 전 세계에서 1, 2등을 해야 이익을 내고
생존할수 있게 됐다.

이런 시대에 특히 격차가 많이 나기 쉬운 품질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생존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한경쟁의 시대 품질의 중요성은 과거보다 훨씬 커진다.

특히 고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제품이 많은 전자산업 분야에서 품질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예컨대 모토로라 IBM같은 세계적인 전자 회사에서 6시그마 경영이 먼저
태동하고 확산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6시그마 경영은 이같은 시대적 필요에 의해 탄생한 품질 혁명의 정수로
과거 품질 혁신 운동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무결점운동, 즉 제로 디펙트(Zero
Defect) 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6시그마 활동은 기존의 제조공정에서의 품질뿐 아니라 수주에서 출하에
이르는 모든 경영 프로세스를 대상으로 하는 종합 품질혁신 운동이다.

제품의 품질은 제조공정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안정되고 균일한 품질이 나오려면 쉽고 간편하게 작업할수 있게 설계돼야
하고 조립되는 각각의 부품도 양품이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설계, 부품을 비롯한 제품 또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고루 적용돼야만 비로소 6시그마 수준의 품질은 달성될수 있는 것이다.

또한 6시그마 경영을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고객을 중시하고 한번 정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필자는 다가오는 21세기에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이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산업으로 자리잡을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음 몇가지 사항을 전자산업인 모두가 힘모아 실행에 옮길 것을
제안한다.

첫째 모든 기업은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가져야 한다.

기업은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최종상품의 구매자인
고객으로부터 외면받아선 생존할수 없다.

기업의 모든 촉각은 고객이 추구하는데 맞춰져야 하며 고객의 요구에 가장
경제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기업만이 21세기 살아남을수 있다는 생각을
견지해야 한다.

둘째 품질전쟁에 임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공유해야 하며, 전원이 참여해 이를
달성할수 있도록 그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품질혁신을 해야할 대상과 방법,절차등을 규정화하고 이행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규정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이상의 사항을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제대로 전파하기 위해선 지속적
교육과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지난 95년말 6시그마를 도입한 GE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를
거둘수 있었던 것은 바로 6시그마의 기본이론에 충실했던 덕분이다.

위기는 기회다.

지난해 한국 전자산업은 IMF 환란으로 인해 중국에 추월당해 세계 4위에서
5위의 생산국으로 하락했다.

이제 외부환경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새로운 산업의 틀을
짜야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부터라도 6시그마 경영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세계 최고 품질을 바탕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 다시 한번 세계시장에서
한국 전자산업의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6시그마 활동이 형식뿐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우리 것으로 충분히 소화해 우리나라 전자산업계의 차세대 품질
혁신 운동으로 자라잡길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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