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금융기관을 빠져 나가고 있다.

3월 셋째주엔 은행 저축성예금을 제외하곤 대부분 금융기관의 수신이
줄어들었다.

금융기관을 빠져나간 돈은 아파트 분양시장과 주식시장에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저축성예금외엔 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1주일 동안 7천억여원이 증가했다.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간접투자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3월 셋째주 은행저축성예금은 3조7천8백73억원 불어났다.

둘째주(2조7천1백52억원)에 이은 폭발적 증가세다.

이로써 은행저축성예금은 이달들어 7조7천7백60억원 늘었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역시 확정금리가 보장되는 저축성예금이
최고라는 생각이 널리 퍼진 듯하다.

특히 은행들의 특판예금 마감을 앞두고 시중자금이 저축성예금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신사 등 다른 금융기관들이 채권금리 하락으로 운용에 애로를 느낀 나머지
은행저축성예금에 몰려든 것도 저축성예금 증가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성 예금중에선 MMDA(시장금리부 정기예금) 등 단기성 상품에 특히 돈이
많이 몰렸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저축성예금도 급속히 단기부동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제2금융권 수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투신사 공사채형수익증권은 3월 셋째주에 2조4천7백30억원 빠졌다.

특히 단기공사채형은 2조9천4백19억원이나 줄었다.

투신사에선 그나마 주식형 수익증권이 5천2백35억원 늘었다.

이달 증가액은 1조4천56억원.

주식간접투자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종금사 수신은 1조4천1백78억원 줄었다.

자발어음과 CMA(어음관리계좌)예탁금 등이 모두 빠졌다.

은행 금전신탁도 1조8백98억원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달들어 은행 금전신탁은 3조9천8백85억원 감소, 이렇다할 반전의 계기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을 빠져나온 돈은 부동산시장 주식시장에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이후 실권주 공모를 실시한 17개 회사의 평균 경쟁률은
82.2대1이나 됐다.

청약금액도 무려 4조4천3백20억원에 달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