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 TV프로그램 "텔레토비"가 여기저기서 화제다.

가짜 비디오와 인형때문에 야단이더니 "텔레토비와 국회의원의 같은점과
다른점"이라는 유머까지 등장했다.

내달부턴 문방구와 학용품 과자에서 침구에 이르기까지 각종 캐릭터상품이
쏟아져 나온다는 소식이다.

영국 BBC 작품으로 지난해말부터 국내에서도 방영된 이 프로그램엔 보라도리
뚜비 나나 뽀 등 4명의 꼬마외계인이 나와 느릿느릿 움직이며 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한다.

어른들 눈에 이상한 이 프로는 그러나 전세계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BBC에 9천만파운드(1천8백억원)의 매출을 안겨줬다.

이 프로그램이 이처럼 인기를 끄는 건 두가지 이유때문이다.

어른들 눈높이에 맞춰 교훈적이고 설명적인 우리 유아프로와 달리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자연스레 노출시켜 관심을 갖게 한게 한가지.

두번째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 언어문제가 적은 유아를 타깃으로 하고
캐릭터상품을 치밀하게 계산한 대목이다.

어쨌거나 텔레토비는 그동안 디즈니의 아성이던 세계캐릭터시장을 넘보는
존재로 등장했다.

디즈니는 28년 "증기선 윌리"에서 태어난 미키를 다음해 공책표지에
등장시킴으로써 캐릭터시장의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전세계 캐릭터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해왔다.

국내 캐릭터시장에서도 디즈니와 짱구 키티 등 일본산이 80%를 넘었다.

캐릭터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서울시의 왕범이를 비롯한
지자체 캐릭터가 쏟아져 나오는 등 캐릭터 개발이 활발하다.

그러나 국내 캐릭터가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캐릭터란 만드는 것보다 알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진출을 위해선 만화 영화 방송 게임 출판 등 인접분야의 공동작업을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제작,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또 캐릭터는 대상의 특징을 포착하되 익살스럽고 단순소박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텔레토비에 환호하기에 앞서 우리 캐릭터의 육성과 보급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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