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영국 최대의 유통업체인 테스코사와 합작법인을 설립, 유통부문
의 경영권을 테스코사에 넘긴다.

삼성물산은 현명관 총괄부회장이 23일밤 테스코사의 리드 부회장과 만나
가칭 삼성-테스코사를 합작설립키로 계약했다고 24일 발표했다.

합작회사는 자본금이 3천2백억원 규모이며 테스코사가 51%의 지분을 갖는다.

사장은 삼성물산의 이승한 현 유통부문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삼성은 할인점 홈플러스의 자산을 현물출자하고 삼성플라자 분당점의
식품관 경영을 합작회사에 위탁하기로 했다.

테스코사는 연말까지 모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테스코사는 하이퍼마켓 체인업체로 8백여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98년 매출은 33조원,순이익은 1조원이다.

삼성이 테스코사와 합작으로 유통전문회사를 설립함에 따라 삼성그룹의
향후 유통사업 구도는 업계의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90년대 중반 유통업을 "미래형 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대형 투자를 단행한
삼성그룹의 장기전략이 일대 전환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유통업에 눈길을 돌린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그룹에서 분리되면서
부터다.

소비산업인 유통업은 성장잠재력이 큰데다 전형적인 현금장사여서 그룹의
자금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해주기 때문
이다.

때마침 분당 서현역사 사업권을 따내며 이곳을 대규모 쇼핑타운으로 건설할
필요도 생겼다.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하며 한때 유통업 포기를 검토하다 "계속 추진"을
결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분당점에 예상보다 자금이 많이 소요되고 유통업체엔 필수적인
다점포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그룹의 사업구도에 변화가 온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삼성이 지난해 유통부문에서 6천4백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자금회임기간이
느린 유통업의 특성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에는 버거웠다는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마침 불어닥친 IMF 역풍도 사업구도의 전면수정을 불가피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삼성-테스코의 합작에서 제외된 백화점부문의 향방과 그룹내 유통
사업이 어떻게 될 것이냐이다.

삼성측은 일단 "할인점은 테스코사가, 백화점은 삼성이 맡아 계속 진행한다"
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통업체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다점포화가 필수적인데
이는 지속적인 자금투자를 의미한다"며 "사실상 명예로운 퇴진수순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남은 과제"라고 보고 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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