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등 여신전문금융업계는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업무영역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사 리스사 등과 같은 업태 구분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사가 할부금융과 리스업을 함께 하고 할부금융사가 신용카드
리스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된다.

신용카드업에는 거대한 자본력과 조직력을 갖춘 재벌 그룹들이 잇따라
진출해 치열한 서비스 경쟁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똑같은 업무내용에 부대서비스 금리 조건까지 비슷했던 신용카드
사들은 각자의 색깔을 분명히 하면서 서로 차별화할 것이다.

할부금융업계는 현재 25개사중 상당수가 청산.매각되고 대형사와 신규 참여
하는 외국계의 양대경쟁구도가 정착될 전망이다.

<> 업무영역 구분이 사라진다 =최근들어 캐피털사라는 낯선 금융기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캐피탈 현대캐피탈 삼성캐피탈 등등.

캐피털사의 등장은 여신전문기관들 간에 업무영역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중 하나다.

이들은 카드사 할부금융사 리스사 등이 각기 해오던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다.

여신과 관련된 업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다.

LG캐피탈은 할부금융업무 리스업무 일반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지금까지 해온 할부금융업 외에 신용카드사업을 시작할
태세다.

올해안에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으면 LG캐피탈과 마찬가지로 종합여신전문
회사가 된다.

이런 업무영역 파괴는 국민카드에서도 발견된다.

국민카드는 국민카드 국민할부금융 장은카드 장은할부금융 장은렌탈이
합쳐진 종합금융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들처럼 한개 사업영역에만 안주하지 않는 종합여신금융회사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신용카드시장을 둘러싼 군웅할거시대 =신용카드 업계는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중 3개 그룹이 신용카드업에 뛰어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신용카드업에 새로 진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회사는 현대
캐피탈 롯데할부금융 SK그룹 등이다.

현대와 롯데는 재정경제부가 신청서를 내도 좋다는 지시가 떨어질 때만
기다리면서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인력 조직 사업계획 등 모든 준비가 끝나 있다.

SK그룹은 현대와 롯데의 카드사 진출이 이뤄지는 즉시 할부금융사를 인수
하거나 그룹의 부채비율을 조정한 뒤 회사 설립 신청서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들 외에도 홍콩상하이은행 파리바은행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카드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그룹계열사들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엄청난 판도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그룹사들은 막대한 자금동원력과 조직력을 갖고 있다.

자동차회사 관광회사 정유회사 등 다른 계열사들과 연계해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부대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단기간 내에 카드업계 선두대열에 낄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 은행계와 전문계의 차별화 =신용카드사는 크게 은행 자회사인 은행계
카드사와 그룹 계열사인 전문계 카드사로 나뉜다.

비씨 국민 외환카드가 은행계이고 삼성 LG 다이너스 동양카드는 전문계라고
보면 된다.

지금은 은행계건 전문계건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서로 확연히 다른 색깔을 띨 것으로 보인다.

전문계는 호텔 콘도 할인, 포인트 제도 등 각종 부대서비스에서 은행계보다
우월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수많은 계열사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계 카드사는 앞으로도 새로운 부대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경쟁력을 키우
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계 카드사는 금리 수수료율 등에서 전문계 카드사를 압도할 것이다.

은행계는 전문계에 비해 자금 조달 금리가 훨씬 싸다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비스 부문이 약하다는 점을 감안, 금리경쟁력을
키운다는게 은행계 카드사들의 계획이다.

<> 대형할부사와 외국계 할부사의 대결 =현재 영업중인 할부금융사는 25개.

금융계에서는 이들중 최소한 3~4개는 매각 청산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영세 할부금융사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달금리가 너무 높다는 점.

이들은 연15%이상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삼성 현대 대우 등 다른
할부금융사와의 경쟁에서 절대적 열위에 있다.

은행 생명보험사 등에서 소비자금융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 영업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삼성 현대 대우 등 대형 할부금융사들은 사업규모를 더욱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할부금융업은 빌린 돈을 다시 빌려주는 사업이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높아 자금을 싸게 빌릴 수 있는 회사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할부금융 시장에서 삼성 현대 대우할부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들은 가전제품 주택 내구재 등을 매개로 한 대출 뿐만 아니라 가계자금
대출 기업운영자금대출 법인할부대출 등을 집중육성, 대출자산 규모를 시중
은행 수준까지 키울 예정이다.

할부금융업계의 또다른 중심에는 외국계 할부사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할부사의 가장 큰 무기는 금리 경쟁력과 선진경영기법이다.

외국계는 환리스크 등에 대한 헤지 비용을 생각하더라도 국내 대형사보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는 또 본사에 축적돼 있는 선진 금융기법을 활용할 경우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신도리코와 합작으로 신도GE할부금융을 운영해왔던 GECC는 지난해 10월
신도리코 지분을 모두 인수해 독자적인 사업에 나섰다.

다른 할부사나 리스사 인수를 추진중이다.

펀드 전문회사인 뉴스테이트캐피탈은 동서할부금융 영남주택할부금융을
인수했다.

이밖에 홍콩과 일본 금융기관 3~4개가 할부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