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안팎의 나이에 경영학석사(MBA) 학위 소지자,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자산운용이나 리스크관리 등 전문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최고전문가
를 지향하는 사람,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처리능력이 뛰어나며 국내외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사람, 도덕성과 국제감각으로 무장하고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려는 진취적인 사람.

새로운 밀레니엄 2천년대의 금융산업을 이끌어갈 금융인의 모습이다.

한마디로 국제감각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사람이다.

2천년대 금융산업이 현재와 판이하게 달라질 것은 분명한 일.

금융산업의 주역에 요구되는 자질도 바뀔게 확실하다.

한국경제신문은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전철환
한국은행총재를 비롯 금융기관과 기업대표 20명을 대상으로 미래(2010년으로
가정)의 금융산업을 이끌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봤다.

그 결과가 바로 앞에서 언급한 금융인상이다.

현재와 비교해서는 나이가 젊어진다.

펀드매니저, 리스크 관리자, 금융공학을 바탕으로 한 상품개발전문가,
인수합병(M&A) 전문가 등 전문업종 종사자가 각광받는다.

일류대학 중심의 학벌은 파괴된다.

대신 국내외 대학원 MBA와 금융공학 전공자가 중심으로 떠오른다.

영어는 필수이고 제2외국어도 중요해진다.

작년부터 시작된 금융소프트웨어 교체작업이 정착돼 그에 걸맞은 사람이
금융산업의 리더로 부상한다고 보면 된다.

<> 나이가 젊어진다 =응답자 20명중 13명이 40세 안팎인 사람이 금융산업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30대가 주역이 될 것이란 사람도 김정태 주택은행장 김창희 대우증권사장 등
4명이나 됐다.

정주호 대우회장부속실 사장 등은 나이는 중요치않다고 응답했다.

대신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현재 금융산업의 중추가 50대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10세가량 젊어지는
셈이다.

지금 막 금융업에 발을 디딘 사람들이 2010년 금융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이런 현상은 아무래도 전문직종 종사자가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에 기인한
듯하다.

<> MBA는 따는게 좋다 =일류대학 선호경향은 사라진다.

대신 전공이 중요해진다.

국내외 대학원에서 MBA를 따거나 금융관련 분야를 전공하면 좋다고 20명중
11명이 응답했다.

수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는게 유리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4명이나 돼 눈길을
끌었다.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학부는 이공계를 나오고 대학원에서 MBA나 금융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금융산업의 중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대학원에서 수학및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학력은 중요치 않다고 보는 사람도 3명이나 됐다.

이호군 비씨카드사장은 학력과 무관하게 정보처리능력및 어학능력을 갖추면
된다고 답했다.

이들이 꼽은 대학(학부) 전공은 경영학 경제학 회계학 컴퓨터학 무역학
공학 수학 물리학 등이다.

<> 영어는 필수다 =지금도 어학능력은 중요하다.

앞으로는 더 중요해진다.

20명 모두가 영어는 필수라고 답했다.

18명이 영어 외에 1개이상의 제2외국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권장하는 제2외국어는 일어 중국어 불어 독일어 등이었다.

자본자유화시대에 대응하려면 그만한 어학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모든 금융인이 그럴 필요는 없다.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어학능력을 구사하면 될 듯하다.

<> 전문분야를 가져야 한다 =20명 모두가 전문성이 지금보다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금융업을 이끌 주력 분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택해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성장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 유노상 외환카드사장 등은 리스크 관리와 여신 분야에
강조점을 뒀다.

김진만 한빛은행장 오호수 LG증권사장 강창희 현대투신운용대표 등은
자산운용의 중요성을 감안할때 펀드매니저가 주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주 한국종금사장은 특히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파생금융상품 프로그래머, 외환딜러, 금융공학, 인베스트먼트 뱅킹,
기업인수합병(M&A), 애널리스트, 프로젝트 파이낸싱, 국제금융업무 등이
주력 분야로 꼽혔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분야에 관계없이 전문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 컴퓨터는 기본이다 =금융업을 선도하자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각종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컴퓨터 능력.

20명중 14명이 컴퓨터 조작을 통한 정보처리능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야만 경기예측과 시장분석을 할 수 있고 세계금융시장 흐름을 꿰뚫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장은 컴퓨터 능력 외에 사회심리학 기법을 알아야
금융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과 이민화 메디슨회장은 세계금융시장 흐름을 아는
능력과 세계금융인과의 교류능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 전문분야의 최고권위자를 지향하라 =전문성이 중요해지면서 제너럴리스트
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각광받을 것은 분명한 일.

역시 목표도 세계적인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응답자들은 지적했다.

변형 한국투신사장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익을 내는 사람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최고경영자도 될 수 있다는 것.

뒤집어 말하면 앞으로는 전문가가 최고경영자가 된다는 전망이다.

<> 도덕성과 혁신자세가 중요하다 =금융인의 도덕적 해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이미 지난해 경험했다.

따라서 바람직한 업무자세로 엄격한 도덕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차만근 삼보상호신용금고 사장은 건전한 사고와 검소한 생활태도를 갖춘
사람이 미래의 금융인상으로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오호수 LG증권사장은 끊임없이 혁신하려는 자세를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송달호 국민은행장은 금융시장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갖춰야만
금융산업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규성 장관은 합리적인 사고와 함께 실물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금융산업을 선도할 금융인이 갖춰야 할 태도로 창의적 마음, 정직한
태도, 개척정신, 국제적 젠틀맨십, 프로페셔널리즘, 철저한 직업윤리, 미래
예측능력 등이 꼽혔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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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호 대우회장부속실 사장
차만근 삼보상호신용금고사장

( 가나다순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