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지난 천년동안 쌓인 경험과 노하우의 결과물이다.

역사에서 비약은 있을 수 없다.

도전도 마찬가지다.

새 천년의 변화가 지난 천년의 연장이라면 변화에 대한 도전도 연속적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새 천년에 대한 도전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도전은 또 동시다발적이다.

모든 분야에서 새천년의 주인이 되기 위한 도전이 개시됐다.

1999년이라는 시간개념과 무관하게 새로운 밀레니엄은 이미 시작됐다.


<> 제조업의 새 르네상스 =새 천년엔 산업판도가 지금과는 매우 달라진다.

시간과 공간개념이 파괴되면서 신산업이 무더기로 나타날 것이다.

그래도 우리경제의 동력은 제조업이다.

제조업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산업은 만개하지 못한다.

새 밀레니엄에 대한 제조업체의 도전이 분주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방법이다.

과거와 같이 덩치부풀리기 경영전략은 곤란하다.

기업들은 이익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져 유망한 업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디지털혁명에 길이 있다 =새 천년의 새 패러다임은 바로 디지털 광속
경제다.

이는 전세계를 연결한 인터넷이 최대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새로운 경제구조.

공간 시간 속도의 개념이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초판을 찍은 지 2백31년이나 된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이 CD롬 2장으로
탈바꿈한 것이 상징적인 사례다.

이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렵다.

정보통신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할 수밖에 없는 것도 새로운 패러다임
때문이다.

디지털광속 경제체제가 만들어낸 "가상공동체(Cyber Community)를 이끌
주역이 바로 정보및 인터넷 컴퓨터 관련업종이다.


<> 도약하는 금융업 =과거 금융업은 한국산업에서 열등아였다.

이젠 아니다.

작년에 진행된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금융업의 기반이 확 달라졌다.

감독기준은 선진국수준으로 높아졌다.

금융기관들은 생존이 무엇이며, 그 방법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닫기 시작
했다.

특히 디지털광속경제와 자본자유화가 진전되면서 금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시장에도 금융업의 판도는 달라진다.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은 사라진다.

사이버금융시스템을 잘 갖춘 금융기관이 살아남는다.

겸업화가 진행되면서 1,2금융권간 땅뺏기도 일반화된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변신노력도 한창이다.

은행들은 21세기형 조직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제2금융기관들도 다른 업무에까지 발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세계적 외국금융기관도 서울로 몰려들게 뻔하다.

서울은 동북아 금융중심센터로 자리잡는다.

자산운용의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금융업은 만년열등아에서 우등아로 변신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 =인류는 갈수록 "삶의 질"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이 전국의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3.5%가 "보수가 적더라도 여가시간이 많은 직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을 정도다.

그런만큼 다음 세기는 문화레저업의 시대다.

아름다움의 시대고 건강의 시대다.

관련 산업을 통해 높은 수익이 보장되고 일자리창출과 경제발전이 기대될
것이다.

미국에서 엔터테인먼트산업이 항공산업에 이어 제2의 산업으로 자리잡았을
정도다.

한국 정부도 영화 출판 애니메이션 캐릭터 컴퓨터게임 패션 전통공예 등
7개 분야를 전략 육성분야로 선정했다.

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약및 의료산업의 팽창이 예상된다.


<> 공기업도 기업이다 =새 천년의 변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는다.

그저 시대의 변화를 모른 체하고 현실에 안주하다간 탈락하고 만다.

변화는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기업의 민영화작업은 조만간 공기업이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분류도 없어진다.

다만 우량기업과 비우량기업만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공기업의 변신모습도 주목된다.


<> 창조산업시대가 열린다 =지식산업과 벤처산업이 첨단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도 과거의 개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창조산업(Crebiz)시대다.

창조기업은 가상공간을 독창적으로 활용하는 버추얼 엔터프라이즈다.

조직원의 상상력과 창의력 전문성을 존중하는 신바람나는 조직이다.

새 천년에 중소기업의 나아갈 길도 바로 창조기업이다.

창조기업은 이미 선보이고 있다.

벤처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에 의존한다면 창조기업은 상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 국경이 사라지는 기업세계 =새 밀레니엄의 주요한 특징은 기업에서
국가간판의 개념이 희석될 것이라는 점이다.

새로운 가상공간은 국경이란 개념을 아예 파괴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공격경영이 단적이 예다.

이들 기업은 한국이 외환위기에서 이미 벗어난 만큼 새로운 밀레니엄의
주요 전략기지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특히 풍부한 자금력과 첨단경영능력 고성능 정보능력을 보유,
국가개념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그런 만큼 국내 기업도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는게 필요하다.

국내외 기업 구분이 사라지는 상황에선 소비자에게 호소력 있는 기업만
살아남는다.

애국심만으로 소비자를 잡는 시대는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 부동산 개념이 바뀐다 =한국인 만큼 내집마련에 집착을 갖는 사람들도
드물다.

평생의 목표가 내집마련이고, 자식에게 그럴듯한 집 한칸 물려주는게 평생의
소원인 사람도 적잖다.

그러나 새로운 밀레니엄에 고정관념은 통할 수 없다.

변화는 진행중이다.

작년부터 주거형태가 급격히 자가에서 전.월세로 바뀌고 있다.

집값이 안정되면서 집을 사는데 여유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주식이나 고금리
금융상품쪽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부동산의 개념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투기대상에서 생산대상으로
달라지는 만큼 주택건설업체나 소비자들도 변신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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