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해 외래객 4백25만명을 유치했다.

사상 최대규모였다.

그러나 제주도보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에 다녀간 외국인은 7백만명에
육박했다.

국제회의시설, 관광상품, 숙박, 음식, 교통 등 제반 관광여건이 국제적인
수준에 올랐기 때문이다.

숙박과 국제회의시설 등 "관광인프라의 국제화"야말로 외래객 유치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다.

국제회의산업과 호텔업은 서비스부문 고용창출효과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시설 신증축과정에서 수만명의 고용창출효과도 나타난다.

<>국제회의산업 활성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대형 국제회의 "제5회 ITS
(지능교통시스템)세계대회"에는 외래객 2천8백명이 참가했다.

회의와 전시를 겸한 이 행사가 열리는 동안 회의전문가 전시전문가 안내원
통역 오퍼레이터 등 4백여명이 고용됐다.

회의참가자들이 행사후 관광에 쏟는 비용을 고려하면 국제회의의 경제효과는
더욱 커진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개최 국제회의에 참가한 외래객들은 1인당
3천2백85달러를 소비해 일반관광객 지출(1천64달러)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여행사 호텔 식당 등에 추가고용을 창출한다.

회의개최를 위한 시설물 정비, 교통망확충 환경개선 등 부수효과도 얻는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지난 81년 모스콘컨벤션센터를 건립함으로써 고용창출
3천7백여명, 회의참가자지출 2천7백만달러, 지역사회의 경제적 승수효과
2억3천만달러로 각각 평가했다.

일본 요코하마시는 지난89년 아태 국제청년회의를 개최한 결과 외래객
1만6천명, 외화획득액 27억3천만엔(요코하마 연간 관광수입의 2.5%)의
성과를 거뒀다.

국제협회연합(UIA)에 따르면 한국은 97년 95건의 국제회의를 개최, 세계
25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는 1백38건을 유치해 세계6위를 차지했다.

첨단 통신시설을 갖춘 컨베션센터들이 엔진 노릇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선 내년 3월께 서울 삼성동에 첫 전문국제회의장이 개관한다.

시설운영 요원으로 최소 1백여명이 고용될 전망이다.

케이터링사업 등을 합치면 고용은 이보다 몇배나 커진다.

컨벤션센터 건설에는 연인원 60만~70만명이 동원됐다.

제주와 부산 등지에도 국제회의 시설이 신축되고 있어 상당한 고용창출효과
가 기대된다.

<>숙박시설 신증설 =홀리데이인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배스호텔즈&리조트사는
금년중 국내에 10여개의 비즈니스호텔을 건설할 계획이다.

각 호텔들은 1백20~2백실 규모로 총 1천5백실 정도를 갖출 예정이다.

호텔측은 공사가 완성되면 8백여명의 서비스인력을 고용할 방침이다.

신라호텔도 올해내에 외자를 도입, 국내에 비즈니스호텔체인을 착공할
계획이다.

영종개발 대한항공 등 10여개 업체가 대형호텔을 건설하고 있으며 제주도
에도 35개 호텔이 공사중이다.

이들 호텔은 완공즉시 5천명 이상의 서비스 인력을 직집 고용할 계획이다.

관광호텔 객실은 99년 3월현재 전국에 4만5천실 정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 등 대규모 행사들이 2~3년내 국내에서 열리기 때문에 2만실
이상 부족한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장급 여관이나 일반호텔, 농어촌 민박시설 등을 개보수하는 방안도
정부와 업계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 경우 역시 서비스제고를 위해 고용확대가 불가피하다.

<>소호비즈니스에 도전 =외국인 대상 "홈스테이"사업을 벌이는 소호(SOHO)
비즈니스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들을 유치, 집안의 룸1~2개를 빌려주는
신종사업.

전문가들은 컴퓨터설치와 홈페이지 구축 등에 1천만원 정도의 자본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문화체험관광"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홈스테이를 원하는
관광객이 적어도 10%는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외래객 4백25만 중 40여만명은 유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외국인 1박당 5만원에 1인당 체류기간을 5박 정도로 계산하면 25만원어치를
판매할 수 있다.

한달에 10여명만 유치하면 그런대로 사업을 꾸려간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3천~5천명의 홈스테이 소호사업자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내시스템과 화장실 개선사업추진 =관광인프라개선과 단기적 고용흡수
방안으로 관광안내소를 주요 관광지에 증설하고 관광지 안내표지판교체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바꾸거나 신설하는 사업도 요구된다.

공중화장실을 유료로 전환해 유럽에서처럼 노인들에게 관리를 맡기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다.

각 지자체들은 관광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조경사업과 청결, 토목
사업 등을 벌일 필요가 있다.

이같은 사업은 단기적으로 수천명의 공공근로인력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완화 필요 =정부는 숙박업에 규제완화 시책를 펴야 한다.

관광호텔을 건립할 경우 20여곳 관청을 들러 무려 35개에 달하는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행정절차를 완료하는데 1년 이상 걸린다.

영국 홍콩 등지에선 법인설립에 단 한장의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 최근 원스톱서비스 실시 방침을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
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호텔내 각종 부대시설에 대한 감독관청과 등록관청들을 일원화해야 한다.

호텔들은 각 관청들의 규제로 자율경영을 펼칠 수 없다.

또 부실호텔의 양수도를 위해서는 양도세감면 등 세제지원도 따라야 한다.

양도소득세가 45%나 되기 때문에 호텔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정리=유재혁 기자 yooj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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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주신분 = 최태영 인터컴 사장, 정일남 세계관광네트워크 사장,
김주인 홀리데이인서울호텔 경리과장, 맹무섭 신라호텔
전무이사, 고재경 웨스틴조선호텔 연회판촉팀 과장,
윤승현 COEX 과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