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47 한대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무려 1억5천만달러를 넘는다.

선박도 2억~3억달러를 호가한다.

이 돈을 현금으로 갖고 있다가 살 회사는 드물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증권발행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특히 항공기 제작사는 미국과 유럽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국제적인 거래를
통해야 한다.

자금조달도 해외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항공기.선박 구입 관련 금융및 법률적 자문을 대행해 주는 일이 바로
항공기.선박 금융 변호사의 몫이다.

자금조달을 통해 항공기나 선박을 구입한다는 점에서는 일반 금융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항공기.선박 금융은 절세를 위해 별도 가교회사(SPC)를 세운뒤
리스절차를 밟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KAL이 미국 보잉사로부터 항공기를 구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우선 KAL은 보잉사와 구매계약을 맺는다.

KAL은 동시에 별도회사를 만든다.

그 다음 보잉과 맺은 구매계약상의 모든 권리를 이 별도회사에 넘긴다.

이제 새 항공기의 소유주는 이 별도회사가 됐다.

항공기를 보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목적의 회사(Special Purpose
Company)인 셈이다.

이 회사는 다시 항공기를 KAL에 임대하는 항공기임대차계약을 체결한다.

KAL이 직접 보잉으로부터 비행기를 사는게 아니라 이 별도회사가 비행기를
사서 KAL에 리스하는 형태를 띠는 것이다.

이때 항공기 구입자금을 빌려준 은행(또는 투자자들)은 별도회사와 3가지
계약을 맺는다.

첫째 돈을 빌려주는 대출계약, 둘째 항공기를 대출자금에 대한 담보로
잡는 저당권설정계약, 그리고 별도회사가 KAL로부터 받는 리스료 등 항공기
이외의 모든 자산을 담보로 잡기 위한 양도담보계약이다.

이상이 전형적인 항공기 금융절차다.

선박도 대개는 비슷하다.

물론 건별로 기법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계약이 이런 형태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담보물인 항공기는 건물처럼 한군데 고정돼 있지 않고 전세계를 날아다닌다.

여기에는 항공기 추락등 위험요소가 널려 있다.

따라서 항공기금융 계약을 체결하려면 금융 이외에 국제적인 보험관련
법지식도 풍부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항공기 제작사가 미국 유럽등 선진국이기 때문에 무역, 환경, 소송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법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항공기.선박 금융이 국제금융 영역에서 가장 고난도의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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