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적인 수익률 경쟁에 나선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뮤추얼펀드와 주식형펀드
의 성적은 과연 몇점이나 될까.

"낙제점은 일단 면했다"게 증권업계의 중간 평가다.

"대체로 양호하다"고 후한 점수를 매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펀드가 더러 있지만
70% 가량이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대다수 펀드가 원금을 까먹는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었다.

다행히 최근들어 주가가 상승하는 것에 힘입어 펀드들이 잇따라 원금을
회복하고 이자를 불리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양호"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이와 달리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는 평을 받는 근거는 다름 아닌 하락 장세
에서 펀드 수익률하락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달 초까지 대부분 펀드들의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 하락률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통상 주식형 펀드나 뮤추얼 펀드는 주식에 펀드자산을 모두 집어넣지
않는다.

채권 현금 자산등 안정적인 이자가 나오는 유가증권 투자도 함께 한다.

때문에 종합주가지수 하락폭에 비해 펀드수익률의 하락폭이 컸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는 수익률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선물 옵션등 위험성이 높은
파생상품에서 손실을 봤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펀드 운용의 기본인 위험관리 원칙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다행히 최근들어 각 펀드들은 "상승장에서는 시장수익률(종합주가지수
등락률)을 따라가기 힘들고 하락장세에서는 시장수익률을 능가"하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뮤추얼펀드가 주식형펀드보다 양호 =최근 3개월간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뮤추얼펀드가 주식형펀드 보다 수익률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뮤추얼펀드의 원조격인 미래에셋의 펀드는 모두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박현주 1호는 시장수익률을 휠씬 웃돌고 있다.

펀드설정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0.71%(지난11일 기준)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펀드 수익률은 4.57%를 기록하고 있는 것.서울투신의 뮤추얼펀드인
"플래티넘1호" 역시 7.70%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LG투신의 트윈스챌린지, 삼성투신의 삼성프라임등도 2~4%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신의 골든칩,대한투신 홀인원등 대형 주식형펀드는 절반이상이
아직까지 마이너스 실적에 머물고 있다.

이들 펀드는 대부분 주가 600선이상에서 설정된 것이다.

펀드설정 타이밍을 잘못 잡았던 것이 수익률 악화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이 "펀드 투자를 할때는 가입 당시의 주가 추이를 보고 가입여부를
결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뮤추얼펀드와 달리 중도환매가 가능한 주식형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의 잦은
중도환매로 펀드운용을 안정적으로 할수 없는 시스템적인 문제점도 수익률
관리를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 절대수익률 상위 펀드 =지난 2월12일 설정된 서울투신의 "플래티넘 펀드"
가 11일 현재 7.7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영준 펀드매니저는 "펀드 설정이 늦었지만 당시 주가상승을 예상하고
대형우량주를 재빠르게 매수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투신의 "황소 큰믿음3호"가 6.81%의 수익률로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펀드 규모가 플래티넘(1천1백억원)의 10분의1인 점을 감안하면
"체감"성적은 플래티넘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4.96%를 기록하고 있는 LG투신의 트윈스챌린지, 미래에셋의 이글1호,
박현주 1호등이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 리스크 관리가 뛰어난 펀드 ="현대정석1호"는 설정일 이후 종합주가지수
가 10% 가까이 빠졌음에도 현재 플러스 0.36%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가 그만큼 잘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강신우 펀드매니저는 "저평가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한번 사들인
주식을 아직까지 매도한 적이 없고 선물등 파생상품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
고 말했다.

박현주 4호 역시 종합주가지수가 마이너스 8.55%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플러스 1.68%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한투의 MVP1.2호, 삼성투신의 다이나믹등도 하락장세에 잘 대응한
펀드로 꼽히고 있다.


<> 소형펀드의 약진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수익률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백억원짜리 대신투신의 황소큰믿음펀드는 6.81%, 1백11억원짜리 미래에셋의
이글1호가 4.65%를 기록하고 있다.

운용회사가 같더라도 이같은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백억원규모인 한국투신의 "대표80호"와 "MVP현대1호"는 한투의 다른
대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2~5%의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장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