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만불의 사나이를 만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의 박기동(40) 박사는 국내
인공장기분야의 대표적인 선두주자로 꼽힌다.

고분자 생체재료를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에 탁월한 성과를 거둬 이 분야를
이끌 차세대 과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박기동 박사는 특히 인공장기 분야에서도 매우 어려운 분야로 꼽히는
인공혈관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가 개발한 직경 3mm 이하 소구경 인공혈관 기술은 세계적인 성과로 주목
받을 정도다.

박 박사가 쓴 생체재료 분야 논문가운데 세계 유수 과학저널에 실린 것만
해도 벌써 50여편에 달한다.

모든 과학자들이 싣고 싶어하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의 목록인
과학기술논문색인(SCI)에는 지금까지 모두 4편의 논문이 수록됐다.

박 박사의 이같은 성과는 미국 유타대 유학시절에서 비롯됐다.

유타대학은 인공장기 분야에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함께 쌍벽을
이룬다.

특히 유타대학 메디컬센터는 지난 82년 세계 처음으로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바니 클라크 박사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박 박사는 이 대학에서 인공장기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로 알려진 김성완
박사를 만난게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가 소구경 인공혈관 기술을 개발한 것도 김 박사 밑에서 공부하던 박사
과정 당시였다.

"유타대학에는 인공장기 분야만 연구하는 팀원이 30여명에 달합니다.
전통은 말할 것도 없고 재정지원이나 연구의 자율성등 환경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죠"

박 박사는 6년간의 유타대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가장 크게 느꼈던
아쉬움이 "한국에는 마음놓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점"이었다고 한다.

박 박사는 그럼에도 국내 인공장기 기술은 미국 일본 유럽 캐나다 등에
이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특히 인공 심혈관 계통에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

"21세기에는 정보산업과 함께 인공장기등 의료산업 분야가 핵심으로 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생체재료분야의 경우 대기업보다는 벤처기업이 뛰어들기에
적합합니다. 한국의 경우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이 분야 기술개발에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박 박사는 앞으로 5년안에 인공혈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혈전 형성 등의
문제를 완벽히 풀어내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박사는 현재 세계생체재료학회의 주요멤버로 활동중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