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상 < 미래에셋 자산운용 이사 >

"장기-낙관 단기-관망" 요즘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수렴돼 있는 대목이다.

최근 발표된 피치IBCA와 J P 모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99년 GDP
(국내총생산)성장률을 4%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 정도의 예상치를 내놓고 있는 국내 연구기관들보다 외국인들이 오히려
한국경제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 증시가 장기적인 상승 기조에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문제는 현 조정국면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 1월중순 지수 640선을 고점으로 하향 조정을 계속하던 증시가 지수 500
을 지지선으로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단 단기 바닥을 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반등을 두고 증시가 지나간 상승장의 조정국면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상승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듯하다.

단기 반등 시도가 간헐적으로 나타나겠지만 아직은 기간조정이 좀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주가가 조정 국면을 벗어나 상승 전환을 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모멘텀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러한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않아 보인다.

3,4월중 예정된 4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물량은 증시 수급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해외DR 발행물량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탈퇴결정과 엔.달러 환율의 상승 등 국내외
경제여건들도 부정적인 면이 두드러져 보인다.

단기적으론 3월물 선물 결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3천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차익거래 청산물량도 부담스럽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1월중 산업활동 동향을 살펴보면 생산이 전년
동월대비 14.7% 증가했다.

도.소매 판매가 14개월만에 증가세로 반전되는 등 경기가 저점을 지나
회복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도.소매 판매 지표의 반전은 IMF체제이후 급격히 위축된 내수시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금리 하락, 원유를 포함한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과감한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들의 비용 측면이 개선되고 있다.

내수시장도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올 상반기중
으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조정국면을 탈피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판단된다.

현 조정국면은 지수의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기로 이해하고
싶다.

지난 조정국면에서 500선 지지를 확인한 만큼 추가 리스크는 작아 보인다.

지금은 시간을 갖고 상승국면에 대비한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프로그램 매매등의 기술적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으나 당분간
추세를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관련 업종, 외국인이 선호하는 핵심블루칩, 구조조정 성공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턴 어라운드형 주식등에 관심을 갖기를 권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