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3일 "주식평가위원회에서 LG반도체의 양수도가격
에 대한 현대와 LG의 견해차이를 상당히 좁혀놓아 당사자간 합의를 통한 최
종 가격결정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빅딜협상이 타결단계에 들어섰
음을 시사했다.

이헌재 위원장은 이날 오전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라톤에 비유하
면 반도체협상은 42.195km중 1km 정도를 남겨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서울은행 매각 협상 당시 최종 가격 결정을 놓고 한 달을 끌
었듯 양측이 한 푼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협상을 하다보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오는 7일의 협상약속 시한은 넘길 수 있음을 내비쳤다.

오호근 주식평가위원회 위원장장도 "현대와 LG의 가격차이가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좁혀지지 않았으나 양쪽 모두 추가 양보안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며 "협상결렬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와 LG는 LG반도체의 주식 양수도 가격에 대해 그동안 1조2천억원선과
4조원선을 주장했으나 최근 서로 수천억원씩 양보, 격차가 2조원대로 줄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양측이 주장하는 가격차가 1조원이내로 좁혀져야 LG에 대해 데이콤
주식취득한도를 철폐해 주는등 중재"카드"를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와 LG는 LG반도체 주식가격 협상 약속 시한이 지난 이달 들어서도 거의
매일 연락을 취하며 가격과 대금지급조건 지급방법등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
해졌다.

양측의 관계자들은 "가격과 대금지급조건,지급방법을 일괄 협상하고 있어
협상 전략상 가격을 공개할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삼성과 대우의 자동차 빅딜에 대해서도 "대우의
삼성자동차 부산공장과 협력업체 활용방안이 나오는 등 대강의 가닥이 잡힌
만큼 양 그룹 총수의 결단 과정만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삼성차 포기에 따른 임직원 보상요구 등 내부 반발에 대해서는
"삼성 스스로 현명하게 처리해야한다"며 삼성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