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프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는 "(투기성)단기자본의 이동에
대한 적절한 규제에 찬성한다고를 찬성하다"면서 돈을 빌려준 쪽도 경제
위기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동아시아경제위기와 자본이동에 대한 신자유의적인 처방과
규제최소화론이 주류를 이뤄온 미국이나 IMF(세계무역기구)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진단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제회의에서 "참여와
발전"이란 주제로 가진 특별강연에서 국가발전전략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와 정치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경제일변도의 해법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보여 더욱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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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금융질서에 대해 2가지 주장이 있다.

하나는 각 국가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돈을 빌리는 국가의 금융에 대한
규제를 철저히 하자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단기자본의 이동에 대해 국제적인 감독을 하고 채무국가뿐만
아니라 채권국가에 대해서도 규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입장을 지지한다.

지난 95년 멕시코 금융위기때도 첫번째 주장이 득세했다.

하지만 2년만에 다시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은 현재 국제금융시장 자체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같은 논의가 돈을 빌려주는 선진국에 의해 독점돼서는 안되고
개도국의 경험과 입장이 반영돼야 할 것으로 본다.

동아시아에서는 금융위기에 대처하기위해 국가나 기업 은행들은 해외에서
돈을 빌려왔다.

그러나 고통은 이들이 겪는 것이 아니다.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직접적인 고통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다.

아직은 일자리가 있고 먹고 살만한 이들이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사회와 경제발전과정이 상반되는 것도 있지만
참여위주의 정책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민간부문과 NGO(비정부기구) 사회구성원 등 모두를 참여시켜야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상호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참여적이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민주주의는 장기적으로 경제발전을 성공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개와 대화를 통해 부패를 막아야 한다.

"햇볕은 최고의 소독제"라는 말이있듯이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경제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요인이 생긴다.

정치에서도 불평등한 경쟁요건이 조성된다.

예를 들어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는 절도행위와 같다.

이같은 원칙은 민간부문에서도 중요하다.

투명한 지배구조가 제대로 안되는 기업은 대부분 파멸한다.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에는 소수주주권익을 보호할 틀을 만들어야한다.

기업의 투명성과 건전한 회계기준 등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참여나 개방성 투명성은 개발도상국에서 더 중요하다.

개발을 하면 경제가 개방되고 사람들의 인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기존 방식에서 새 방식으로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외부로부터 강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참여는 정보의 흐름을 원활히 해준다.

동남아 한 국가에서는 수자원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시민의 참여를
통해 성공시킨 적이 있다.

정보를 공개한 덕분이다.

정확한 정보를 알게된 시민들도 책임의식을 갖고 정부 정책을 지지했다.

시민들에 정보를 공개해 정부정책의 투명성을 강화시키는 이같은 방법은
매우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지식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에서는 이는 더욱 중요해진다.

지식을 갖기 위해서는 개방된 사회문화가 필요하다.

앞으로는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 방식 중요하다.

개발전략이 변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역사를 보면 경제개발은 대체로 사회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경제개발이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긴장상태는 피할 수 없다.

경제개혁이 진행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정책을 취해야한다.

실업률이 높으면 댓가를 치루는 사람은 항상 저임금 계층이다.

실업률을 숫자로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숫자뒤에는 파괴된 가정과 사람의 얼굴이 있는 법이다.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에 돈을 빌려주고 경제개발을 촉진하는 것만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돈을 빌려주는 것은 결국 후세대에 빚을 지우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개도국의 개발전략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

개발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다른 주체들이 중요한 역할과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한다.

투명한 의사결정체제, 시민의 적극적 참여, 부패근절, 법치주의, 여성에
대한 교육 등이 이뤄질때 지속가능한 개발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사회 경제적 발전이 병행 추진돼야한다.

동시에 경쟁정책의 중요성에 역점을 둬야한다.

경쟁은 경제의 효율성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언론이 제대로 감시해야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