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 영국의 목사이면서 아마추어 약물학자인 에드워드 스톤은 한가지
신념에 따라 약을 구했다.

그는 "하느님은 치료약을 언제나 그 질병의 원인 바로 옆에 놓아 주신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연못가나 습지대가 많은 지역에서 곧잘 발생하는 학질 즉 말라리아의
열을 치유하려면 습지나 물가에 사는 식물중에서 약을 찾아야 한다고 여겼다.

그는 1763년 어느날 교구내를 순방하다가 우연히 그 곳 사람들이 습지에
야생하는 버드나무껍질을 달여 해열제로 쓰고 있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는 평소에 갖고 있던 그의 신념이 입증됐다며 즐거워했다.

교회로 돌아와 50명의 발열환자에 버드나무껍질을 달여 먹였다.

거의 전원이 열이 내리고 아픈증세도 가셨다.

그는 런던에 있는 왕립자연연구협회에 버드나무의 효능을 적어 보냈다.

그로부터 1백30여년뒤 독일의 한 젊은이 과학자가 버드나무껍질에 관심을
갖는다.

바이엘사에 근무하는 29세의 펠릭스 호프만은 만성관절염으로 진통제를
오래 복용한 탓에 위궤양과 소화기출혈 등까지 얻어 고생하는 부친을 위해
회사실험실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한다.

그러다가 버드나무에서 오늘날 "아스피린"의 주원료인 "살리실산"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 아스피린이 다음달로 "발매 1백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바이엘사가 본사에 1백22m 높이의 초대형 아스피린병을 세운다
한다.

아스피린은 특허기간이 끝나 지금은 여러 제약회사들이 만들며 한해에
전세계에서 6백억알이나 팔린다.

더부룩한 느낌, 울렁거림, 심하면 위장장애 등 일부 부작용이 있지만
해열진통이나 혈관질환 등에 효과가 크다.

미국내과의사회는 지난해 50세 이상의 미국인에 심작발작과 졸증예방을 위해
매일 복용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하나의 알약으로써 아스피린이 1세기를 넘게 남아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좋은 약효"와 "싼 값"을 들고 있다.

여기에다가 아스피린을 있게한 한 종교인의 신념가 과학자의 효심을
추가하면 어떨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