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보험회사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보험에 가입된 어떤 종류의
자동차들 가운데 몇대가 일정한 기간에 특정 유형의 사고를 당할 것인지
까지도 계산해 낸다.

보험회사들은 이처럼 전문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해를 통한 보험사를
적발해 내는데는 더러 실패한다.

과거 미국의 플로리다주의 한 소읍에서는 발가락 손가락 등 신체의 일부분이
잘려나간 사고가 50회이상 발생한 적이 있다.

이런 보험사기가 너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미국의 보험업자들은 보험금
1달러 가운데 20센트는 사기청구로 나간다는 우스갯소리도 유행했다.

IMF관리체제 이후 생활비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보험금을 노린
자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아버지가 나오더니 연초에는 남을 시켜
양발목을 자른 수퍼마켓 주인도 등장했다.

또 이달초에 일어난 택시기사 발목절단사건도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돈때문에 자신의 신체일부까지 자르는 비인간적 행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지 그저 막막할 뿐이다.

인도의 간디가 젊었을 때 당시 돈으로 3천7백달러에 해당하는 1만루피짜리
생명보험에 들었다.

그랬다가 그는 곧 그것을 취소해 버렸다.

자기가 남보다 먼저 죽는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는데다 진정한 가족의
보호자는 신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생명을 보험에 걺으로써 아내와 아이들의 자립권을 박탈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생명보험이 거의 보편화되다시피한 요즘 사회의 사람들에게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간디의 이런 생각은 그의 강인한 정신적 투쟁의
밑거름이 된다.

보험자해가 인간경시 물질만능주의 사회의 필연적 귀결이라지만 돈은 한푼도
없더라도 자기자신이라는 재산만은 가지고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것은 돈도 신체도 잃고 범법자가 되는 불행을 초래할 뿐이다.

"돈을 필요에 의해서만 돈을 구하는 무리들을 회피한다"고 했다.

또다시 듣고 싶지도 거론하고 싶지도 않은 우울한 소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