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화와 고효율"

지난해 민영화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린 공기업들에 이 두단어는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자 가고자하는 목적지였다.

가치 판단때 예외없이 적용되는 잣대이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공기업들은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인원과 급여상의 "군살빼기"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경쟁력과 효율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결과는 각종 실적지표가 개선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매머드급 덩치임에도 활발하게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는 공기업 3곳의
변화상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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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 사사에서 98년은 "경영혁신의 원년"으로 기록될 만하다.

비대한 조직과 관료화된 체질로 "가장 공기업적인 회사"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를 들어왔던 한국통신이 과감한 변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체 직원의 25%선인 1만5천명을 오는 2000년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
변혁 시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81년 정보통신부 전신인 체신부에서 떨어져 나온지 18년째를 맞은
한국통신에는 유례가 없었던 일이다.

인력감축은 폭과 속도에서 광범위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2천8백명을 줄인데 이어 올해들어 1월에만 희망퇴직 등을 통해
5천1백43명을 내보냈다.

한국통신은 올해 이를 포함, 모두 7천5백명을 감축하고 2000년에
4천7백명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조직구조도 크게 슬림화되고 있다.

임원 43명중 30%가 넘는 16명을 이미 퇴진시켰고 무선사업본부와
위성사업본부도 폐지됐다.

기획조정실과 사업협력실, 총무실과 인력개발본부, 해외사업본부와
마케팅본부는 통합됐다.

또 통합시스템 개발단과 월드컵통신 지원단은 99년과 2002년에 각각
폐지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조직규모는 종전 7개 실, 7개 본부, 9개 사업단에서 6개 실, 5개
본부, 6개 사업단으로 축소된다.

이와함께 2백60개에 달하는 전화국도 지난해 84개가 통합된데 이어 오는
2000년까지 88개 광역 전화국으로 전면 개편된다.

본사와 현업 조직간 중간단계인 10개 지역본부는 2000년까지 폐지된다.

사업구조 조정도 가속화되고 있다.

오는 2002년까지 14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정리키로 한 일정에 따라
시외수동전화, 인말샛 에어로사업, 주문형비디오(VOD)사업인 전화비디오
사업에서 이미 철수했다.

한계사업으로 판정된 행정통신, 케이블TV 전송망사업, 이지 팩스,
선박통신, 공항통신, 여의도 정보화 시범사업등 6개 사업도 올해말까지는
손을 뗄 예정이다.

원격방범서비스인 텔레캅과 미래텔 시스템통합(SI)사업은 자회사로
이관됐다.

대형 적자사업인 위성통신과 시티폰 사업은 시장상황을 보아 오는 6월까지
철수 여부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114안내와 전보사업은 외주 또는 민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합리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자회사에 대한 손질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선 ICO투자관리를 본사로 통합, 자회사 수를 13개에서 12개로 줄였다.

한통프리텔에 이어 한국해저통신과 한국PC통신은 올해말까지 외국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마무리하고 한국통신카드, 한국케이블TV, 한국TRS는 올해중
지분 전체 또는 일부를 매각할 계획이다.

한국통신기술 한국통신진흥 한국산업개발 등 5개사는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겨 오는 2001년까지 민영화하기로 했다.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는 한국통신의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은 사운을
걸고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통신산업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영환경이 달라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국통신의 이같은 변신은 다른 공기업과 정부투자기관들에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통신은 이러한 경영혁신을 통해 매출액을 지난 97년 7조7천8백억원에서
오는 2001년에는 12조3천1백71억원, 순이익은 같은 기간중 7백97억원에서
8천4백6억원으로 각각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통신은 이같은 계획이 달성되면 현재 세계 33위 수준에서 세계
10위권의 종합통신업체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