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무 <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ymshin@chollian.dacom.co.kr >


얼마전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이 사망했을 때 필자는 우연히 중동지방을
방문중이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에게서 후세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후세인의 자녀교육이었다.

후세인은 누르 왕비와의 사이에서 낳은 함자 왕자를 한때 거친 광야에서
척박한 유목생활을 하는 베두윈족에게 보내 교육을 맡겼다고 한다.

아마도 후세인은 아들이 안락한 왕궁 생활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자립심을
기르길 바랬던 것 같다.

또 국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목민들의 삶속에서 철저한 집단생활의
규율과 예절을 체득, 진정한 왕도의 길을 배우길 바래 위험을 감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얘기를 들으며 우리의 자녀교육을 생각해 보게 된다.

자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남들이 배우는 것은 모두 배우게 하는
우리의 부모들.

이런 것들이 바른 길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강인한 의지력, 과감한 결단력, 강력한 추진력, 관용과 남에 대한 배려,
조직에의 화합, 인간에 대한 신뢰와 신의 등.

우리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덕목들이라면 과연 과보호와 경쟁적인 교육으로
그런 덕목을 갖춘 사람을 길러낼수 있을까.

물론 세상이 험하고 경쟁은 갈수록 심해져 온갖 과외를 다 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후세인의 얘기를 곱씹어 보게 된다.

혹시 우리들의 교육방식이 아이들이 진정 바라는 바가 아닌 부모입장에서
채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토론과 여행을 통해 세상을 제대로 배워가는 지구촌 다른나라 아이들에 비해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훗날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과보호와 아빠의 욕심때문에 배워야할 것을
제대로 못배우고 이렇게 작은 인간이 되고 말았어요"라고 말할 수도 있음을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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