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묘미는 박진감에 있다.

공을 마음먹은대로 잘 요리할 때 훨씬 재미가 있다.

10여년 이상 테니스를 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골프를 시작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체력이 어쩌고 저쩌고..." 또는 "골프에 또다른 매력이 있어서..."라며
시작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윽고 싱글골퍼에 도달했을 때 "운동이라면 역시 테니스야"
하면서 돌아 온다.

그 이유는 골프를 장기에 비유한다면,테니스는 바둑과 같이 수가 무궁무진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테니스는 힘과 기술의 복합적 스포츠다.

"호의테니스회"는 고려대 의대교수들 테니스 모임이다.

정지해 있는 공을 치는 것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공을 치는 것이 좋다고
모였다.

65세 정년 퇴임할까지 오로지 학문연구에만 몰두, 자칫 떨어지기 쉬운
체력을 짬짬이 다진다.

테니스는 회원들의 학문적 성과를 높이며 또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도
예방케 해 준다.

우리모임회원들에게 "비아그라"같은 약제는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한다.

호의테니스회는 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역사가 말해주듯 혈기왕성한 젊은 교수에서부터 노교수에 이르기까지
약 50명의 회원이 있다.

회원들은 강의, 환자진료 그리고 학술회의 등 때문에 늘 바쁘다.

그래서 대회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회원의 얼굴을 한 자리에서
보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호의테니스회는 안암 구로 안산 그리고 여주 등 고려대 부설
4개병원의 상호유대관계와 발전에 기여하는 바 크다.

한때는 서울시 의사회 주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당시 회원들은 고려대를 대표하여 부산 대구 춘천 등 각지역대회에
출전하고 또 전국대회에서 입상도 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었다.

공과대학 문과대학 등 다른 단과대학 교수들과 정기전을 갖기도 한다.

이때에는 "친선과 화합 교류의 기회"다.

자칫 편협하기 쉬운 삶의 공간을 폭넓게 해준다.

경기뒤의 "생맥주파티"는 삶의 즐거움 자체를 말해 준다.

회원들은 테니스처럼 도전적.공격적.긍정적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김학제 <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