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습니다. OEM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기술력도 충분히 쌓여 세계시장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석기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한호흥업 사장)은 "처음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에게 뛰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OEM 작업이 걸음을 배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창작에 나서야 할 단계다"라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제작비용과 기술력이 들어가는 극장용 애니메이션보다는 TV와
극장용의 중간 수준인 비디오영화를 먼저 개척하는 등 단계적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경험을 쌓아가며 보다 고부가가치를 가진 애니메이션 작품과
신영상물쪽으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를 가진 고급인력의 양성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OEM과 창작을 무조건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일본도
디즈니를 흉내내며 오늘의 만화왕국을 건설했지요. 주문대로 그린다지만
우리 특유의 창작과 기술력이 들어가는 부분도 많습니다. 중국이 한국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하면서도 단시일내에 추격하지는 못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김 회장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문화산업도 국내 시장기반이 없으면
수출이 힘들다"며 "TV의 국산만화 의무상영제나 판권을 담보로 제작비를
융자해 주는 공익자금 조성 등을 통해 창작기회를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애니매이션은 주위의 무관심속에서도 잡초처럼 질기게 자생해
왔다"며 "업계가 노력하고 주변여건이 조금만 더 갖춰지면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도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