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개혁위원회가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위성방송과 지역방송, 유선방송
분야에서의 쟁점사항들에 대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표류하던 통합방송법안이
가닥을 잡게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아직 공영방송 정상화 방안과 지상파방송국의 편성.제작 분리 등 민감한
사안들이 남아 있지만 특히 위성방송사업 진입규제 및 도입시기와 지역민방의
정상화 문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한 것은 방송개혁의 큰 장애물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인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의 전송망을
종합유선방송국(SO)에 매각토록 한 것도 케이블TV의 회생에 숨통을 터주는
조치라고 평가할 만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 위성방송사업을 조기 허용키로
하고 사업진입규제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은 큰 진전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통합방송법 제정을 지연시켜온 큰 이유중 하나였던 대기업과 언론사,
외국자본의 위성방송사업 참여문제를 33% 지분내에서 허용키로 방침을 정한
것은 국내 기업현실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된다. 위성방송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한 이상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외국 사업자들에 맞서기 위해
서도 대기업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위성방송 도입시기 문제에 대해 방개위는 "통합방송법 통과 직후"로 못을
박았지만 가능한한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통합방송법이 예정대로 올
상반기에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일러야 연말께나 사업자가 선정될 전망인데
시험방송에 최소한 1년정도가 필요하다고 보면 2001년께나 본격적인 위성
방송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3억달러가 들어간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 1,2호가 3~4년째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데다 또 3억달러를 들여 오는 3월과 8월에 각각 데이콤샛과 무궁화
3호를 발사한다 하니 위성방송이 시작될 때까지 우주공간에 버려지는 외화가
너무 아깝다. 이번에야말로 관계부처간, 이해집단간의 이견 때문에 통합방송
법이 계속 표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방개위가 이번에 위성방송의 시기와 사업 진입문제에 대해 결론을 냈다고는
하지만 이는 관문 하나를 뚫은데 불과하다. 앞으로 사업자구도를 비즈니스
차원으로 가져갈 것이냐, 아니면 단순한 매체기능으로 국한시킬 것이냐 하는
문제와 2분할로 할 것이냐, 3분할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조속히 명쾌한
결론을 내야 한다. 이는 전송망사업자(NO)와 플랫폼사업자(수신자 관리사업
자) 프로그램공급자(PP)들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수년동안 우리는 위성방송 도입을 둘러싸고 너무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왔다. 표류기간이 길었고 경제위기까지 겹쳐 기업들의 참여 열기도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이제 더이상의 낭비나 혼선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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