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복이 소비자들의 실생활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우리옷, 겨레옷이라고도 불리는 생활한복이 종교인이나 재야인사 등
특정인들의 전유물에서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선호하는 옷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

또 집에서 편히 입을 수 있는 평상복에서 단체복이나 특별한 모임 참석,
심지어 결혼식 예복으로까지 폭넓게 애용되고 있다.

이제는 설날같은 명절은 물론 평상시에도 생활한복을 차려 입은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를 90년대 중반부터 생활한복의 브랜드가 갑자기
늘어난 현상에서 찾는다.

패션 산업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틈새 시장을 찾던 메이커들이 생활한복
부문을 눈여겨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노동운동 인사들이 주로 회사를 꾸려 왔던 당초 생활한복 업체들
의 성격도 최근에는 패션전공자나 여성복업체 출신, 유통가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생활한복 브랜드는 2백개 정도.

재래시장에 흔하게 산재해 있는 소규모의 자영브랜드까지 합하면 그 수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공략활동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생활한복의 기원에 대한 주장이 분분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개 88올림픽을
전후한 시기를 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당시 우리것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티셔츠에 영어대신 우리말을
새겨넣은 옷이 다수 등장, 생활한복이 시선을 끌 분위기가 성숙되기 시작했다
는 것이다.

그것이 한복을 개량한 형태로 발전, 학생운동을 벌이던 이들과 풍물패의
단체복으로 활용되면서 일반 대중의 눈에 익숙해졌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생활한복보급에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업체는 87년에 이사업을 시작한
질경이 우리옷이다.

이 회사는 입거리 먹거리 잘거리 등 우리 문화를 연구하는 연구소에서
태어났으며 천연 염색 연구소도 운영중이다.

여럿이 함께, 돌실나이, 석진어패럴의 용비어천가등도 대표적인 생활한복
브랜드다.

이들은 질경이와 같이 우리옷사랑 실천본부를 구성, 다양한 보급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천지인상사의 달맞이와 쌍방울에서 나오는 예나지나 등이
후발업체중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다.

질경이 우리옷의 연성만 실장은 "현재 생활한복 브랜드는 일상 생활복과
예복개념의 잔치옷으로 크게 나눠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생활복의 가격은 보통 12만원에서 20만원까지이며 잔치옷은 30만원대
전후다.

잔치옷은 전통한복에 쓰이는 양단 등의 원단을 사용하고 생활복은 면소재
중심이다.

달맞이 홍보실의 심희수씨는 "생활한복이 패션의 한 줄기로 인식되고 있으며
설날 추석 등 명절선물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려준다.

그는 "얼마전까지 생활한복 시장에는 염색불량으로 물빨래를 하면 색깔이
빠지는 상품이 많았다"며 구입시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소재가 좋은지, 앞섶을 닫으면 이음새가 자연스러운지, 목선의 아귀가
잘맞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올 설날에는 가족 모두가 편안한 생활한복으로 명절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한가지 커다란 기쁨이 될 듯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