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다.

그래서 아쉬운 것이 없는 곳에는 발전이 없다.

위대한 발명도 문명의 이기로서 사회가 수용하지 않으면 상품이나 서비스
로서 사회.경제적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

새로운 발명이 사회에 수용되려면 경제적 가치말고도 일반대중의 놀이기구
로서 문화적 가치를 발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과 같은 서비스는 이에 필요한 인프라가 아직도
품격과 물량에서 부족하다.

보급률 역시 매우 저조하다.

비디오게임이나 가라오케는 현대인들의 오락, 스트레스 해소 또는 노래를
부르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는 수단으로 발명된 정보문화상품이다.

이들은 멀티미디어산업을 활성화했을 뿐 아니라 전자오락실이나 노래방이라
는 놀이문화를 창조했다.

비디오게임이나 가라오케는 누가 발명했을까.

둘 다 컴퓨터 칩이 들어간 장치라고 해서 반드시 컴퓨터전문가는 아닐테고,
어쩌면 게임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힌트를 준 것인지도 모른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반대중들의 일상생활에서 발명의 어머니인 필요를
찾아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대량 보급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이용하는 전문가들이
선도하겠지만, 컴퓨터를 애완동물처럼 길들이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실현된다.

인터넷의 원조는 미국 국방부의 ARPANet 이다.

상용화의 동기가 된 것은 게시판서비스(BBS)라고 한다.

미국의 어떤 대학생이 도시에 산재한 레코드 체인점에 퍼스널 컴퓨터(PC)를
설치해 놓고 대학에 있는 호스트 컴퓨터에 연결했다.

그리고 아무라도 체인점에 들어가 PC를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사람들은 재미로 PC를 조작해 호스트 컴퓨터의 게시판에 떠있는 메시지를
읽어 보거나 게시판에 자기의 메시지도 뜨게 했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한 지역의 컴퓨터망을 자유롭게 돌아 다니고, 다른
지역의 컴퓨터망에도 연결되다 보니, 인터넷은 세계적인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로 확장된 것이다.

초기의 인터넷은 문자로만 정보를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이라는 형태로 바뀌면서 많은 사람
들이 쓰기 시작했다.

월드 와이드 웹은 원래 89년 유럽에 있는 CERN 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WWW프로젝트를 통해 처음 제안한 것이다.

WWW를 통해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문자정보 뿐만아니라 음성및
영상정보까지 대량으로 교환하게 됐다.

이러한 편리함과 유용함이 WWW브라우저를 개발하게 했으며 인터넷 비즈니스
가 활성화되는 원동력이 됐다.

인터넷은 이곳 저곳 웹사이트(Web-site)를 서핑(Surfing)하는 사이버
스포츠맨(Cyber Sportsman)이 많아져야 정보통신사업으로서 활성화될 것이다.

아무나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고 친구를 사귀거나 장사도 하며, 남의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정보를 얻는 재미가 있어야 이용인구가 계속 늘어
난다.

인터넷은 놀이하는 마음으로 발명의 어머니인 필요를 찾아내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정보통신 상품이다.

사실 보편적(Universal) 서비스만으로도 이용자들이 만족하던 시대에는
사업자(공급자)의 시설투자와 기술개발이 통신산업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서비스를 이용(소비)하는 일반대중이 가정생활 직장생활 여가시간을 통해
통신산업을 주도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상황의 변화를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통신산업이 이대로는 더
발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관주도의 정보문화정책이나 미숙한 이용문화에서는 여간해서 일반대중들이
인터넷에 접근하기 힘들고 놀이문화로서 사회에 정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기성세대들의 놀이문화를 인터넷화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놀이라고 해야 술을 마시고 화투를 치거나 바둑을 두고
등산이나 낚시를 가는 정도일 뿐이다.

친구나 가족끼리 인터넷을 통해 안부를 전하고, 여가도 즐기는 놀이문화는
아직 우리의 것이 아니다.

놀이하는 마음은 인생을 재미있게 살려는 슬기의 원천이다.

일생을 두고 벗삼을 수 있는 친구와 스승으로서 인터넷을 생활화하고
통신산업의 기반으로 육성하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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