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번 230873. 소위.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어리 윈저, 나이 19세,
눈빛 파란색, 머리 갈색, 신장 5피트3인치"

엘리자베스공주가 2차 세계대전중인 1945년 봄 캔벌리 지역구원 봉사부대에
입대했을 당시 기록이다.

공주는 이 곳에서 독도법과 운전, 차량정비법을 배웠다.

조지6세 부처가 소속부대를 방문한 순간 공주는 기름투성이 작업복 차림으로
새까만 손과 더러운 얼굴을 내밀었다.

공주의 이같은 행동은 엘리자베스2세가 재위 47년동안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추앙을 받는 까닭을 전해준다.

엘리자베스공주는 26년 조지5세의 차남 요크공(앨버트)의 맏딸로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알렉산드라 메어리"라는 이름은 영국의 유명한 여왕들에게서
따온 것이다.

공주는 세살때 노란색옷을 좋아한다고 알려지면서 백화점의 노란옷이
동나고 타임지의 표지모델이 됐을 만큼 일찍부터 세계 매스컴을 장식했다.

그러나 큰아버지 윈저공(에드워드 8세)이 심프슨부인과의 결혼으로 왕위를
버림으로써 아버지 요크공이 조지6세로 즉위한 36년 12월까진 왕위계승권자가
아닌 평범한 공주였다.

여왕이 된 건 52년초.

남편 필립공과는 열세살 때 처음 만난 뒤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열애,
47년 11월 마침내 결혼했다.

필립공은 결혼을 위해 국적을 그리스에서 영국으로 바꿨다.

즉위 이래 검소하고 근면하여 변화에 품격있게 대처해왔다는 평을 듣는
여왕은 현재 일과의 70%를 자선활동으로 보낸다.

70세가 넘은 지금도 날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않은 엘리자베스
2세가 한.영 두나라의 국교 재수립 50주년 기념으로 4월 19일~22일까지
방한한다.

남대문과 인사동을 둘러보고 한국민속음악을 감상하는 등 일반영국인
들이 한국에서 보고 듣는 것을 알아보리라 한다.

필립공에게 인터넷을 배워 일반인들과 E메일도 주고 받는다는 엘리자베스2세
가 한국방문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