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다시 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전국 7대 도시의 신설법인수가 4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부도율과 부도업체수도 2년3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전 수원 등 전국 7대
도시의 신설법인수는 2천93개로 지난달(1천7백98개)보다 2백95개 늘었다.

월간단위로는 지난 94년 10월(2천4백45개)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신설법인수는 외환위기 직전까지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4분기부터
크게 감소했다.

신설법인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부터 금리가 떨어지고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신설법인수는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무렵이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밀려난 은행원.회사원들이 다른 직장을 찾기보다는
소규모 창업에 나서면서 창업열기를 북돋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업종들은 주로 유통업이나 서비스업종으로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하기 쉬운 업종들이다.

한국은행 금융시장부 정상돈 조사역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가 중소도시보다
신설법인수가 많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업종은 주로 유통업이나 서비스업으로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하기 쉬운 업종들이다.

서울지법 상업등기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신설법인 가운데
서비스업이 29.8%, 유통업이 20.3%에 달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지식산업 정보산업등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정보제공(IP)업체 등 관련업체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1백만 일자리 운동"(OMJ)에 적극 나서면서 정보관련 분야는 창업을
주도하는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정보제공업체는 산업 업종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서비스업체로
분류되고 있지만 신설 서비스업체의 상당수는 정보관련 업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에도 정보제공업체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며 "최근 정부가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 분야 창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어음부도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도 창업의지를 높이고 있다.

신용경색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부도는 계속 줄어 지난해 12월중 전국
어음부도율은 11월보다 0.08%포인트가 떨어진 0.12%를 나타냈다.

12월 어음부도율은 96년 9월(0.12%)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의 부도업체수도 8백62개로 41개가 줄어들면서 96년 9월(7백40개)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기업들의 생산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