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에서의 인간형을 "입체인간" "T자형 인간" "장파인간"
이라고 부른다.

다면적으로 생각하고, 주변과 교감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인간이다.

입체인간은 점.선.면이 아닌 입체를 통찰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림과 조각을 비교할 수 있다.

그림은 어느 방향에서 보든 같은 장면을 보여 준다.

이에비해 조각은 보는 방향에 따라 형상이 달라진다.

그림처럼 매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평면적 인간이다.

사물의 한 단면만 보고도 전체를 그릴 줄 아는 사람이 입체인간이다.

문제의식과 창조력을 구비한 사람이다.

T자형 인간은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폭넓은 지식을 함께 갖춘 인간이다.

"제너럴라이즈드 스페셜리스트(generalized specialist)"다.

전공이 있지만 부전공도 많은 잡식성 인간형이다.

"I자형 인간"과 대비된다.

산업사회에서는 개개인이 거대한 사회체계를 구성하는 부품이었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만 충실하면 존재이유를 인정받았다.

아래위만 챙기면 됐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에서는 주변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위 위상이
구축된다.

부지런히 옆을 살펴야 한다.

자금을 관리하지만 현장을 알아야 한다.

영업담당은 고장수리가 기본이다.

누구나 새로운 정보를 곧바로 상품화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경쟁력은 조직원 간의 대화와 정보교류에서 나온다.

장파인간은 긴 안목을 가진 사람이다.

시각과 인식의 주기가 짧은 사람을 단파인간이라고 부른다.

단파인간은 민첩성은 있다.

일시적인 변화에 잘 적응한다.

하지만 큰 흐름을 읽지 못한다.

산업사회에서는 단파적 변화를 잘 타는게 경쟁력이었다.

유행을 좇으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거대한 변화의 파고가 밀어 닥치고 있다.

세상이 뒤집히는 것이다.

나무도 중요하지만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광각렌즈를 가져야 한다.

새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한 사람에게는 미래가 유토피아다.

반면 주류에 끼어들지 못하면 미래는 디스토피아(distopia)다.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보여준 거대한 감옥이 될 수도 있다.

< 특별취재팀 = 정만호(국제부장.팀장) 육동인(사회2부) 임혁(국제부)
이의철(정치부) 조주현(국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