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불도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보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정보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은 새 천년
(뉴 밀레니엄)에서는 정보인프라가 사회변혁을 앞장서 이끌어갈 지렛대
(전자불도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도저는 인부 수백명이 며칠 걸려야 할 일을 단숨에 해치운다. 정보사회
의 핵심인 정보 유통 속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인프라를 확충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남궁 장관은 11일 장관취임후 처음으로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모든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아무 불편없이 필요한 정보를 이용할수
있도록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데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지론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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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추창근 < 정보통신부장 > ]


-지난해말 취임 일성으로 "빛의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토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구상은.

"정보고속도로를 빨리 완성하는 것입니다.

욕심 같아서는 2010년까지로 계획돼있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국민의
정부" 임기안에 완전히 구축함으로써 21세기 한국경제의 기초를 다진 정부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사업이긴 하지만 정보고속도로 건설은 돈에 좌우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떻든 재원을 마련해 하루빨리 완성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름길입니다.

60년대에 수많은 반대를 극복하고 닦아 놓은 경부고속도로가 새로운 경제
수요를 창출하고 산업화를 앞당겼듯이 정보고속도로 건설은 정보화사회로의
개편을 가속화시키면서 수많은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우선 네트워크 투자를 대폭 늘려 정보통신망을 고도화하고 인터넷을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을 점차 낮춰갈 생각입니다"


-고속통신을 가로 막고 있는 반전자교환기를 모두 교체하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입니까.

"그래요.

장관 재임중 두가지 사업에 모든 역량을 모을 겁니다.

하나는 앞서 말한 통신망의 고도화이고 다른 하나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컴퓨터를 이용할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동안 컴퓨터는 제한된 영역과 공간에서 사용돼온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
PC만을 이용해 사용자가 전세계 어느 곳에 있는 컴퓨터시스템이나
데이터베이스라도 마음대로 이용하고 서비스를 공급받을수 있는 열린
시스템을 만드는게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다가오는 전자상거래 시대에 대비하는 것도 그러한 바탕에서만 가능하게
됩니다.

우선 한국통신의 반전자교환기(M10CN,No.1A 등)를 오는 2002년까지 지능망
서비스가 가능한 전전자식(TDX100)으로 모두 바꿔 통신 품질을 한차원 올려
갈 계획입니다"


-전자상거래가 미래의 핵심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차원에서 이 산업 육성을 어떻게 뒷받침해 나갈 생각이신지요.

"전자상거래는 해마다 거의 1백%씩 성장하는 신산업이지만 아직 국내시장
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요.

앞으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 조성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나 기술이 갖는 잠재력은 아시아 선도국가로
올라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사이버공간에는 수많은 홈페이지가 하늘의 별처럼 떠올라 어떤 것은
태양처럼 빛나고 어떤 것은 별똥별처럼 스러져 갈겁니다.

정부의 역량을 모두 모아 이 분야 산업육성에 집중한다면 승산이 있어요.

역시 중요한 것은 고속통신망과 글로벌 스탠다드화된 컴퓨터 운용시스템이
핵심 인프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또 가상상점 공동물류체계 구축등을 통해 신속한 배달체계를 갖추고 관련법
및 제도 정비와 각종 규제완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오는 2001년까지 정부 조달업무를 전면 전자화하여 80% 이상을 전자문서결재
(EDI) 방식으로 처리토록 해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동전화사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고 있습니까.

정부의 구상이 있긴 합니까.

"이동전화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업계가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보는데 동요시킬 이유가 없어요.

외자유치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경쟁이 있는게 국민에게 이득이 됩니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더라도 순수하게 업계 자율로 진행돼야 합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구조조정에) 관여할 생각이 없습니다.

LG에 대한 데이콤 지분제한은 계속 유효합니다.

지난해 법개정으로 통신사업자에 대한 동일인 지분제한이 없어졌지만 LG의
경우 PCS사업 허가때 부과된 조건이기 때문에 법개정과 관계가 없다는게
기본 입장입니다"


-한국통신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조기에 매각해야 한다는게 SK측의
주장인데.

"한국통신 자회사로 프리텔을 허가한 취지와 공정경쟁 보장 차원에서 볼때
이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후 국가 이익과 전체
통신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정할 생각입니다"


-취임 이후 여러가지로 정보통신부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민간기업 경영인 출신 장관으로서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와서 느낀 것이지만 정통부 직원들은 매우 우수한 두뇌집단이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동기유발만 잘 되면 폭발적인 힘을 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봐요.

직원들이 국가의 이상과 미래를 위해 능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게 과제입니다.

직원들이 일류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식으로 무장해서 합심
노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우체국도 친절과 업무처리 속도에서 일류
민간기업과 경쟁할 수 있습니다.

몇가지 시험적인 시도로 변화를 모색해 봤는데 벌써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


-관료조직에 기업마인드를 어떻게 접목시켜 나갈 생각인지.

"키워드를 "행정은 곧 서비스"라는 것으로 삼았습니다.

정부 조직이 어떻게 하면 경제를 잘되게 하고 머리숙여 국민들에게 서비스
하느냐, 그것만 생각하도록 할겁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과 기업이 잘되고 국가발전에 이로운 겁니다.

서비스의 실체를 터득하는 방법은 공무원들이 몸소 현장에 나가 몸으로
느껴 보거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회봉사를 해보면 됩니다.

취임후 직접 집배원 가방을 매고 우편물을 배달해본 것도 그것을 느껴 보기
위한 것이었지요"


-평소 정보화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정보화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말을
여러차례 해왔는데 이제 장관으로 강한 실천력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 세상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급속히 바뀌고 있습니다.

정보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정보화를 통해 사회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촉진하고 정보기반산업을 육성
해야 합니다.

국민들도 정보의 창출.축적.활용 능력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정보통신망의 고도화를 통해 고속으로 정보가 유통될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인터넷을 마음대로 이용할수 있게 할 겁니다"


-평소 조직장악력이 뛰어나고 특유의 친화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많은데
조직관리의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꽤 나이를 먹고나서 뒤늦게 느낀 건데...

(웃음)

조직생활에서 터득한 좌우명이란게 있긴 합니다.

싸워서 이기지 말고 남을 원망하지 말며 화내지 말자(불승 불원 불노)
그런 것입니다.

싸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이 이기기는 하지만 언제고 한번 싸움으로
크게 집니다.

일이 안되더라도 자기 탓을 해야지 남 탓으로 돌려 원망하게 되면 개선의
여지가 없어집니다.

또 화를 내서 제대로 풀리는 일은 하나도 없어요"


-민간기업 경영자로 일할 때 인터넷시대에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영어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영어책 1백권 읽기 운동도 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통부에서도 해보실 생각이신지요.

"사이버공간이라는 또 하나의 우주, 또 하나의 국토가 전개되고 있는데
그것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보화를 선도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토익 8백50점 이상의 영어실력을
갖춰야 가이드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봐요.

정통부 공무원들의 영어실력 향상에 관심을 쏟겠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좀 더 연구하고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 정리=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