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의 LG반도체 인수로 한국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있게 됐다.

국내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34.5%로 두회사의 통합전과 달라질게 없지만
통합회사가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대전자는 LG 인수에 따라 "생산량=영향력"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D램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갖는 메이저업체로 부상했다.

장기적인 수급전망에 맞춰 전세계 반도체업체의 생산량을 조절, 가격을
조정할 수있는 파워를 갖게됐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보조를 맞추면 CPU(중앙연산처리장치)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 인텔사와 같은 위치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코리아 파워"는 가격경쟁력에 국한되지않는다.

기존 제품으로 수지가 맞지 않으면 2백56메가D램, 1G(기가)D램 등 차세대
D램시장으로 세대를 이동(쉬프트)시킬 수있는 파괴력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각각 4위와 6위에 랭크돼있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없는 "힘"이다.

<> 메모리반도체 업계 재편가속 =현대전자의 2위 부상은 세계 반도체업체의
판도 재편을 급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은 용량의 증가에 비례해 투자비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선두업체 이외에는 살아남기 어렵다.

메모리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평균 10억달러 이상 투자해야한다는게
정설.

한번 투자를 회수하지 못하면 그 다음에 투자를 못해 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노무라연구소는 반도체시장이 호황이던 지난 95년에 이미
2000년에는 세계 메모리반도체업계가 5대 메이저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연구소의 예측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 TI사는 D램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 회사는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사에 공장을 매각했다.

독일 지멘스는 영국 D램공장을 폐쇄하는 등 사업을 축소조정중이다.

일본의 히타치 후지쯔 도시바등은 막대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줄이는 형편이다.

따라서 세계 D램업체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미국 마이크론 일본 NEC정도가
살아남는 4강구도로 급속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때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일본에서도 NEC만이 겨우 명함을 내미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 반덤핑 제소가능성은 없나 =미국 관가와 업계는 반도체의 빅딜협상이
시작되면서부터 독점문제를 제기하며 반덤핑 제소 위협을 가해왔다.

현대전자도 반덤핑 공세 강화의 가능성을 전혀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환경과 제도적으로 유리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큰 걱정은 않고
있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9.28%의 반덤핑 관세를 내고 있는
LG반도체를 3.95%의 마진율만을 적용받는 현대가 인수함으로써 올해만
수천만달러의 관세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는 양사통합시에 미국 오레곤 유진시 현지공장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 통상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통합으로 강화되는 기술력을 앞세워 차세대 제품시장을 조기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반덤핑공세를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는
자신하고 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