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따르면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할때 처음으로 만든 것은 "빛"이었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하는 21세기도 빛에 의해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그 빛은 태양빛이 아니라 레이저다.

레이저가 인류에게 첫선을 보인지 40여년.

영화속에서 살인광선 정도로 인식되던 레이저는 건축 포장 식품 의료등
거의 전영역에 변화를 몰고오고 있다.

레이저의 신기술 개척을 통해 빛의 시대를 앞당기는 한국인들이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추안구 박사(40)는 광통신용 반도체레이저로 신세기를
연다.

이 레이저는 전기신호를 빛으로 바꿔 광섬유로 전달한다.

추 박사는 인듐포사이드라는 화합물반도체위에 20여층의 화합물을 쌓는
방식으로 21세기에 쓰일 광통신용 반도체레이저를 만들고 있다.

2005년까지 쓰일 것으로 전망되는 2.5기가 bps급 반도체레이저는 이미
개발했다.

올해부터는 그 이후 5년정도 주력제품이 될 10기가bps급 개발에 들어간다.

전세계 모든 가정에 광섬유가 깔리는 2010년 이후를 겨냥한
테라(1조)비트급 반도체레이저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반도체레이저는 시장자체도 크지만 21세기 최대인프라인 광통신시스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있다.

광통신용 반도체레이저 세계시장규모는 올해 26억달러에서 2005년이면
1백6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시스템 시장은 이의 1.6배에 이른다.

"부품에 강한자가 시스템 시장을 지배합니다"

추 박사는 광통신시스템 시장을 주도하는 루슨트테크놀로지 알카텔등이
그렇다며 반도체레이저 국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욱이 광섬유의 구리선 대체는 컴퓨터 내부에까지 밀려들 전망이다.

하나기술의 김도열 사장(41)은 초정밀 레이저가공기로 21세기 자본재
산업의 선두주자를 꿈꾸고 있다.

김 사장은 30mm를 이동할때 오차가 0.25미크론m(1미크론m=1백만분의 1m)
이하인 정밀도를 갖는 용접기를 개발중이다.

2000년말께 내놓을 이 용접기는 현재 세계적으로 3개사 정도가 겨우
시제품을 선보였다.

그는 이 기술을 무기로 30억달러에서 2005년께 1백억달러로 급성장할
세계 레이저가공기 시장을 공략 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또 자동차부품 생산라인에 레이저용접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 이 부문 기술 선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95년 국내처음으로 카에어컨 제조에 레이저용접을 시도한데 이어
최근에는 연료분사장치제도등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자동차 부품업체들과
함께 개발중이다.

김 사장의 기술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있다.

그는 LG전선 레이저연구팀장 시절인 지난 86년 국내 처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매질로 해 레이저를 발산하는 기기를 개발했다.

김 사장이 세운 하나기술에 GM이 레이저용접시스템에 대한 구매의사를
보이고 미국의 최대 이산화탄소 레이저업체인 PRC가 작년말 아시아 시장의
기술서비스를 맡기기도 했다.

"15년간 한우물을 파오면서 팀워크를 다진 연구진들 덕분"이라고 김 사장은
겸손해한다.

일본 국립전기통신대학 레이저과학연구소센터 연구교수로 근무중인
김남성 박사(35)는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에 도전하고 있는 젊은 과학자다.

핵융합은 핵분열 방식인 지금의 원자력 발전소를 빠르면 2030년께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발전기술.레이저를 이용하는 기술과 토카막을
사용하는 기술 2종이 있다.

레이저방식은 2백여개의 레이저빔을 집속시켜 초고온 초고압상태를
만듦으로써 핵융합을 일으키는 것.

김 박사는 레이저 핵융합용 에너지원을 얻는데 가장 큰 걸림돌인 냉각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킬로와트급 광섬유디스크레이저를 개발중이다.

현재 40% 진척된 상태다.

김 박사는 레이저 핵융합장치가 토카막장치보다 건설비가 5분의 1로
적은데다 통제가 쉬워 발전소의 성능개선을 연구하는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핵융합 발전기술은 레이저와 토카막이 상호보완하면서 성장해 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김 박사는 "토카막에만 정부지원이 집중되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소의 김광석 박사(39)는 암환자들에게 빛이 될 의료용
레이저로 신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반도체레이저에서 나온 빛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의료용
고체레이저를 작년에 국내처음으로 개발,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암환자 치료용으로 적합한 이 방식은 램프와 같은 섬광관을 통해
에너지원을 공급받는 기존 고체레이저보다 효율이 5배 높은게 특징이다.

김 박사는 "암치료법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광역학치료법(PDT)의
핵심기술을 국산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PDT는 광감작제(Photosensitizer)를 인체에 투여한 후 이를 활성화하는
빛을 쏘아 암조직을 파괴하는 것.

PDT시장은 2000년대초면 수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관련
고출력레이저도 덩달아 급성장 할 전망이다.

피부및 치과용 소형레이저의 원천기술도 확보하고 있는 김 박사는
올해 가칭 금광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 이들 기술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료 연구원 20여명이 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다.

김 박사는 금광을 통해 의료용 레이저의 본고장인 미국에까지 진출,
"금광"을 캐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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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약자다.

자구대로라면 복사선의 유도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이란 뜻이다.

그러나 레이저는 특수한 성질을 띤 빛 자체를 말하거나 그런 빛을 내는
장치를 일컫는다.

레이저가 21세기에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보통 빛과는 다른
특성 때문.

우선 파장이 하나다.

태양빛은 프리즘을 통과할때 7색으로 분리되지만 레이저는 단색만을
나타내는 것도 그때문이다.

레이저는 또 지향성이 있다.

형광램프등에서 나오는 빛은 앞으로 나가면서 점점 넓어진다.

하지만 레이저는 우주간의 거리측정에까지 쓰일정도로 확산정도가 작다.

에너지의 집중도도 뛰어나다.

태양빛을 모으면 종이나 나무등을 태울 수 있는 정도지만 레이저빔을
모으면 금속을 자를 뿐 아니라 핵융합까지 가능하다.

역사상 최초의 레이저는 1960년 미국 휴즈연구소에서 발명한 고체레이저인
루비레이저.

이어 61년에 벨연구소에서 기체레이저를, 62년에는 MIT IBM GE연구소가
동시에 반도체레이저를 발명했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