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의 활용분야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농업 분야다.

오는 2000년 1천억달러로 예상되는 세계 생명공학 산업의 시장 규모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가량인 4백60억달러에 이른다.

"바이오 농업"으로 일컬어지는 생명공학을 동원한 농업 기술은 특히 세계적
인 식량난이 도래할 것이란 우려속에서 한층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96년을 기준으로 세계 58억인구
가운데 8억4천만명이 영양부족상태이며 특별한 조치가 없는한 2015년에는
6억8천만명이 기초대사량에도 못미치는 식량을 얻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미국 월드워치 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중국이 곧 대량의
식량수입국으로 변모하고 세계 식량가격은 유례없이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푸는 유일한 열쇠는 농업에 생명공학 기술을
동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는 지난해 8월 한국경제신문에 게재한 특별기고
에서 "현재 농업과 첨단과학이 접목되는 제3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후로부터도 자유롭고 고도의 생산성을 가진 농업이 펼쳐질 것"
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가 제시하는 농업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1백80도 다른 것
이다.

무차별적으로 농약을 살포해 가며 공장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찍어내듯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계화 체제에서 탈피,유전자를 합성하거나 제거해
완전히 새롭고 안전한 농작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럴 경우 기후나 토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 세계적 식량난 해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염색체 조작을 통해 광합성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안테나처럼 생긴 염색체의 꼬리부분을 여러개 증식시키면 광합성이 원활히
일어난다는 원리를 활용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캐나다 북부지역이나 시베리아 지역과
같은 한랭지역에서도 밀을 재배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한다.

미국 스미소니언 재단의 테리 사라 교수는 이 기술을 도입할 경우 멀지않은
시간내에 시베리아 지역의 30%에 해당하는 8백만 를 밀 곡창지대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농업은 또 반딧불이 등 발광 유전인자의 이식을 통해 빛이 없는
곳에서도 성장하는 식물을 만들어 내고 사람의 단백질을 식물에서 생산해
내기도 한다.

또 박테리아를 이용하거나 원형질세포를 새로 형성하는 방법등을 통해
새로운 녹색혁명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