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년 새해의 덕담으로 무엇이 좋을까.

뭐니 뭐니해도 돈버는 얘기가 아닐까 한다.

"새해엔 돈 좀 법시다"라고.

무엇보다 돈벌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이가 주머니를 두둑히 만들수는 없다.

돈 버는 법을 알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은 99년 새해 첫날 ''성공 재테크''를 향한 필수 정보를 집약
소개하는 것으로 독자의 머니테크 고민에 동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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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정태석(33)씨는 작년말 예금해약 문제로 크게 고민한 적이 있다.

매달 25만원씩 3년간 부어왔던 적립식 목적신탁을 찾을까 말까 했던 것이다.

원금 9백만원에 이자까지 더해 세후 1천40만원이었다.

만기가 두달 전에 돌아왔기 때문에 진작에 찾을까 생각해 봤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다.

그런데 왠지 최근에는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날만 새면 오르는 증시를 보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주식을 사고 싶었다.

은행창구를 찾아가 ''예금을 해약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은행 창구 직원은 꽤나 끈질겼다.

다른 고수익상품이 있다며 한사코 갈아타라고 부추겼다.

연 12%짜리 3개월회전 정기예금을 권했다.

당장 투자할 곳이 없으면 일단 맡겼다가 3개월후에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으냐며 설득했다.

정씨는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가는 이미 단기적으로 오를 만큼 오른 분위기였다.

그래서 정씨는 1천40만원을 3개월회전 정기예금에 몽땅 몰아넣었다.

정씨의 경우는 요즘 재테크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델케이스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한번 베팅을 해볼까, 그랬다가 혹시 원금이라도 날리면...''

한번쯤 이같은 문제로 머리를 싸맸을 사람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을 것이다.

99년 새해 재테크는 이같은 고민에서 시작된다.

그만큼 재테크를 둘러싼 환경이 바뀌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판이하게 다르다.

당시엔 예금상품의 금리가 예사로 연 18%였다.

연 25%에 이르는 상품도 있었다.

따라서 재테크 방법도 간단했다.

그냥 예금상품에 묻어두면 됐다.

그러나 이젠 저금리시대다.

사상 처음있는 한자리 금리다.

때문에 ''IMF 시대엔 금융상품 투자가 최고다''는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은
어느새 오간데 없어졌다.

시중 돈들은 혹시라도 높은 수익률을 주는 투자처가 있을까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한다.

원리금 보장 파동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위험하더라도 수익률만 높으면
된다는 투자심리도 꽤 팽배해 있다.

덕분에 주식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던 부동산 시장도 꿈틀거린다.

IMF 체제이후 1년간 우리를 지배해 왔던 재테크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더구나 새해다.

종전의 원칙은 무시해야 한다.

위험하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소극적인 자세는 버려야 한다.

경기가 올 중반이나 후반께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경기변수가 주요한 테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증시는 경기보다 6개월정도 먼저 움직이는 경향을 띠고 있다.

부동산은 경기에 후행하는 특징이 있지만 요즘에는 부동산값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도 만만치 않다.

재테크 전략을 새로 짜기 위해선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

하이리턴(고수익률)을 바라는지, 노 리스크(안전투자) 쪽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하이리턴에는 역시 주식투자가 적격이다.

잘만 투자하면 은행예금 상품에 1년간 돈을 묻어두는 것 이상의 수익률을
하루만에 올릴 수 있다.

직접 주식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투자방법도
생겼다.

뮤추얼펀드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주식의 투자위험을 1백%로, 뮤추얼펀드는 60%로 보고 있다.

뮤추얼 펀드는 전문적인 펀드매니저가 고객의 돈으로 주식 채권 선물 등에
투자하는 상품.

국내에는 갓 도입됐지만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리스크와 수익률을 적절히 조화하고 싶은 투자자라면 뮤추얼펀드를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뮤추얼펀드는 아직 펀드매니저들의 성적표가 나오지 않는 ''유아기''
상품이다.

뮤추얼펀드가 두려우면 투신사의 주식형 수익증권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전한 재테크에선 노 리스크뿐만 아니라 ''이자 챙기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절세가 최고 미덕이라는 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저금리시대라서 더욱 그렇다.

절세상품의 선두주자는 뭐니해도 비과세저축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상품은 99년부터 비과세혜택을 잃게 된다.

절세상품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근로자우대저축(신탁) 개인연금신탁 등을
노크해볼 일이다.

비과세저축에 이미 가입한 사람이라면 만기가 3년짜리인 것을 5년으로 연장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미은행 이건홍 과장은 "약정금리가 연 12%였다면 2년 더 연장하더라도
똑같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적립이 아니라 목돈을 굴리는데 적합한 절세상품으로는 월복리신탁을 들 수
있다.

2천만원까지 세금우대(이자소득세 11.2%만 부담)되며 월복리라서 금리가
더 불어나는게 특징인 상품이다.

수익률이 연 10.5%라면 연 11%의 금리를 챙길 수 있다.

만기도 최근에 1년6개월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거액투자를 할 땐 장/단기를 가려야 한다.

단기 투자엔 국고채만을 편입하는 RP(환매채) 특판상품이 짭짤한 재미를
가져다 줄 수 있다.

1~3개월짜리 RP 특판상품의 금리는 연 8.5% 수준.

다른 단기상품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신종적립신탁도 여전히 괜찮은 상품이다.

특히 이미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만기후 분할 해지를 통해 재테크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