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재 < 충남대 언어학과교수. 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동지는 입춘을 기점으로 24절기의 22번째에 해당한다.

대설 15일 후에서 소한 전까지의 절기로, 양력 12월 22일경이다.

음력으로는 11월 중순께다.

북반구에서 태양의 남중고도가 1년 중 제일 낮아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동지를 기점으로 양의 기운이 태어난다고 한다.

이를 주역의 괘상으로는 중곤지괘와 지뢰복괘의 교차시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일양이 시생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러한 이론은 한대의 저작 역위의 이론을 따른 것이다.

주역괘를 12개의 조로 편성하여 각기 중심되는 괘를 결정했는데 이들이
12달을 상징하게끔 한 것이다.

중곤지괘는 여섯개의 효가 모두 음이니 이를 출발점으로 하여 가장
밑에서부터 차츰 양의 기운이 올라와 12개의 대표괘를 차례로 거쳐나간다.

중국의 주나라에서는 동지달을 새 해의 시작으로 삼았다.

양의 기운이 새로이 점증하는 것에 중점을 둔 까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세(작은 설)라 해서 중히 여겼다.

궁중에서는 이날,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을 베풀었다고 하며
관상감에서 만들어 올린 달력을 동문지보란 어새를 찍어서 모든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러한 풍속은 여름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아울러 하선동력이라 하였다.

민가에서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그 속에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넣는다.

팥죽 국물은 역귀를 쫓는다하여 벽이나 문짝에 뿌리기도 한다.

귀신이나 역병의 상징이 오행의 금이기 때문에 금의 상극인 화를 동원한
대체주술로 파악된다.

오행 화는 색깔로는 빨강을 상징하며 팥죽의 색깔이 이와 비슷하다고
파악한 것이다.

동지는 음력으로 11월 10일안에 들면 애동지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좋지않다고 하여 팥죽을 쑤어 먹지 않고 중동지(중순 무렵)나 노동지(하순)
에 들어야 팥죽을 쑤어먹는다고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