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SC존슨(미국 위스콘신주 라신)
<>한국 진출:72년 SC존슨이 1백% 투자해 한국존슨 설립
<>79년:50대50 합작회사로 전환
<>86년:SC존슨이한국측 지분 인수
<>95년:한국인 사장(김진수씨) 첫 취임
<>98년7월:삼성제약으로부터"에프킬라"인수
<>자본금:1백52억원
<>종업원수:1백80여명
<>97회계연도(97년7월~98년6월)매출:3백50억여원
<>98회계연도 매출목표:6백억원
<>공장:인천 성남
<>주요생산품:살충제 방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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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존슨은 최근 주방세제 시장에서 "미스터 머슬"을 거둬들였다.

결함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품질만 놓고 보면 "최고"라고 인정받는 제품이다.

그런데도 철수시킨 것은 시판한지 3년이 넘도록 "톱 브랜드"로 떠오를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소비자들이 "미스터 머슬"을 약처럼 아껴쓰는 바람에 재구매 주기가 길어져
예상외로 매출이 부진했던 것이다.

"미스터 머슬" 철수는 한국존슨이 얼마나 철저하게 톱 브랜드를 지향하는지
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본사의 방침대로 톱 브랜드가 될만한 제품만 시장에 내놓는다.

예상이 빗나가 톱 브랜드로 떠오르지 않는 제품은 미련없이 거둬들인다.

이렇게 해서 비축한 힘은 나머지 제품들을 키우는 데 쏟아붓는다.

이것이 한국존슨의 "톱 브랜드 전략"이다.

사실 한국존슨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지난 7월 삼성제약으로부터 "에프킬라"를 인수하기 전에는 무명회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에 인수한 파리.모기 살충제 "에프킬라"를 포함,
5개의 톱 브랜드를 갖고 있다.

바퀴벌레 살충제 "레이드", 방향제 "그레이드", 유리세척제 "윈덱스",
가구광택제 "플레지"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톱 브랜드다.

한국존슨의 모기업은 미국 SC존슨.

1886년 미국 위스콘신에서 마룻바닥제와 왁스를 팔던 S C 존슨이란 사람이
설립한 생활용품회사로 한국에는 지난 72년 진출했다.

SC존슨은 세계에서 1위 브랜드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회사다.

한국존슨이 시장에서 거둬들인 "미스터 머슬"도 SC존슨이 자랑하는 톱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SC존슨은 톱 브랜드를 만드는 데 적합한 기업문화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의 2.5%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경쟁사의 히트상품을 모방했다간 야단만 맞는다.

그야말로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또 아무리 좋은 신제품이라도 3개의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시장에
내놓는다.

SC존슨의 한국 현지법인인 한국존슨은 한국 기업들이 잔뜩 위축돼 있는
IMF시대에 오히려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말 외환위기가 터진뒤 대다수 기업들과는 반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그 결과 생활에 여유가 있을 때나 구매한다는 방향제조차 매출이 증가했다.

방향제시장 점유율이 41%대에서 50%로 껑충 뛰었다.

한국존슨의 마케팅이 적중한 데는 중남미지역 SC존슨 현지법인들의 도움이
컸다.

외환위기가 터진뒤 한국존슨 사무실에는 멕시코 브라질 등지에서 보고서가
날아들었다.

골자는 "위축되지 말고 잘 나가는 제품 위주로 과감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충고였다.

경제가 어려울 땐 소비가 양극화돼 널리 알려진 톱 브랜드 제품은 오히려
잘 나간다는 얘기였다.

한국존슨은 이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플러그인" "터치후레쉬" 등 리필이
가능한 방향제를 신제품으로 내놓아 한때 물량이 달릴 정도로 히트시켰다.

지난 7월에는 삼성제약으로부터 톱 브랜드인 "에프킬라"와 성남공장을
인수함으로써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이 회사는 성남공장을 리뉴얼해 내년 3월중 재가동하고 인천공장은 매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존슨의 제품 생산능력은 지금의 4배 수준으로 늘게 된다.

한국존슨은 매출보다 이익을 중시한다.

그런데도 96회계연도(6월말 결산)에 2백억원이던 매출이 97회계연도엔
3백50억원으로 75%나 늘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 6월말 끝나는 98회계연도엔 이를
6백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