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하락으로 시중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요즘
뮤추얼펀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주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영회사가 지난
14일부터 삼성증권을 통해 판매한 뮤추얼펀드 1천억원어치가 이틀만에 매진
되고 추가로 설립예정인 펀드에 예약한 금액만 4백억원이나 된다. 이처럼
뮤추얼펀드가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로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기록적인 저금리 추세다. 대표적인 실세
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 8%에 불과하고 내년에는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대량으로
발매된 고금리상품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해 시중자금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판에 때마침 뮤추얼펀드의
판매가 허용되자 시중자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하나 큰 이유는 기존의 투자신탁회사들이 고객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몇해전 신세기투신이나 올해 한남투신이 부실한 자산운용 및
각종 불법.탈법행위로 고객재산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힌 사실이 드러나
제삼자에게 인수되고 고객에게는 원금지급을 보장해줘 수습됐지만 신용추락
만은 피할 수 없었다.

기존 계약형 펀드와는 달리 뮤추얼펀드는 투자자들이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고 펀드운용방향이 사전에 공개되며 감시장치도 잘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뮤추얼펀드의 장래는 매우 밝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90년에는 은행신탁 규모에 못미치던 뮤추얼펀드 규모가 불과 7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은행신탁 수탁액의 2배로 커지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처럼 뮤추얼펀드의 급부상으로 인한 금융시장 재편움직임은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은 생소하고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우선 뮤추얼펀드는
1백% 실적배당 상품이며 투자결과는 전적으로 투자자 자신의 책임이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관계당국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자산운용방향을
공개하고 투자약관에서 보다 세세하게 규정하니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투자자 수가 적은 사모방식의 경우 자산운용회사 선정의무 및 종목당
주식매입을 자산의 10%이하로 제한한다는 등의 규제를 면제받기 때문에 이른
바 일임매매에 따른 분쟁 또는 작전 등 시장교란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저금리 시대일수록 세금이 수익률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세형평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기존의 계약형 펀드에 적용되는
금융기관간의 거래 및 보유채권에 대한 원천징수 면제 및 과표기준가격의
인정이 뮤추얼펀드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뮤추얼펀드가
각광받을수록 기존 투신사의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게끔 준비를 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