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합의''

대출해줄 때 ABN암로은행이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원칙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한다는 것과 대출결정을
만장일치제로 한다는 것이다.

만장일치제를 선택하는 이유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신용도라면 대출을 해주기가 곤란하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여신위원회에 참여하는 6명의 위원중 한두 사람의 소수의견을
무시하는건 크레딧(신용)개념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신 담당자들은 스스로 은행자산을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여신이 잘못되면 은행이 부실화되고 그럴 경우 주주와 종업원은
물론 나라 경제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하는 거죠"

ABN암로은행측은 엄격한 여신에 이같은 바탕이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ABN암로은행은 이제껏 큰 부실을 떠안지 않았다.

다만 작년중 기아에만 5백만달러 물렸을 뿐이다.

이 은행은 또 여신 결정과정에서 영업담당자는 철저히 제외시킨다.

은행영업을 하는 사람이 은행의 리스크(위험)을 결정해선 안된다는 논리다.

지점장이 예금도 받아오고 대출도 결정하는 국내 은행의 체계와는
천양지차이다.

여신정책과 관련,ABN암로은행은 요즘 Y2K(컴퓨터의 2000년 인식 오류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은행 서울지점은 심지어 오는 15일까지 국내 거래기업의 Y2K 투자규모와
준비상황을 파악, 본점에 보고한다.

"Y2K가 안되면 회사영업이 정지될 수 있으며 현금흐름과 상품배달도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점 이사회가 경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신신청을 할땐 반드시 Y2K에 관한 코멘트를 삽입해야한다.

여신담당 직원들은 기업체를 실제 방문, 준비상황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은행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까지도 관찰한다.

ABN암로은행은 국내 서비스업종의 경우 Y2K문제에 있어 상당한
리스크(위험)을 안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