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Telemarketing)은 IMF 관리체제 이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신종 마케팅 기법이다.

불황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새로운 고객확보 전략으로 적은 돈으로도 높은
홍보효과를 거둘수 있는 텔레마케팅 기법을 대거 도입하고 있다.

이에따라 텔레마케터와 텔레마케팅 기법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텔레마케팅
슈퍼바이저(관리자)가 새로운 전문직으로 등장하고 있다.

텔레마케팅 전문회사인 나래텔레서비스 이백규(36)차장은 국내 텔레마케팅
분야의 개척자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에 처음으로 텔레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그래서 텔레마케팅 슈퍼바이저 1호로 불린다.

텔레마케팅 슈퍼바이저란 텔레마케팅 센터 전체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사람이다.

텔레마케터들의 인사관리는 물론 시스템구축 상품개발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텔레마케팅 분야의 꽃인 셈이다.

기업들의 비용절감이나 매출 증대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텔레마케팅은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회사의 전체 매출액중 30%가량을
좌우한다는게 정설이다.

이 차장이 마케팅 분야에 뛰어든 것은 지난 87년.

삼성전관에 입사한 후 처음 배치된 부서가 마케팅팀이었다.

전공(전자계산학)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아이디어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은 이 차장에겐 오히려 원하던 바였다.

삼성전관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그는 93년 나래이동통신 창립 당시
고객지원센터장으로 스카우트됐다.

텔레마케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된 것은 센터장을 맡으면서부터.

뒤늦게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든 나래이통이 선발주자를 따라잡는덴
텔레마케팅이 최고의 무기라는 판단이 든 것이다.

나래텔레서비스의 창립멤버로 참여한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이 차장이 하는 첫번째 일은 텔레마케팅 시스템을 설계 관리하는 것.

특정 회사가 텔레마케팅 센터를 구축하는데 어떤 시스템이 가장 적합한지를
판단, 조언해준다.

예컨대 전화교환기는 몇회선 정도의 어떤 방식이 필요하고 자동응답시스템
(ARS)은 어떤 종류가 필요한지를 결정해준다.

"이는 곧 비용절감 효과로 이어진다"는게 그의 설명.

두번째 역할은 텔레마케터들을 관리하는 일이다.

텔레마케팅 슈퍼바이저가 야전사령관이라면 고객과 직접 전화나 PC통신
등의 수단으로 접촉하는 텔레마케터들은 야전병사들이다.

따라서 우수한 텔레마케터들을 발굴하고 적절히 훈련시켜 고객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순전히 슈퍼바이저에게 달려 있다.

이 차장은 현재 6백여명의 텔레마케터를 관리하고 있다.

세번째는 상품개발.

특정회사로부터 제품의 판매대행권을 따내거나 기업들이 고객 사은행사로
펼칠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개발, 제안하는 것이다.

이 차장은 텔레마케팅이 기존 마케팅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한다.

텔레마케팅 시스템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인적자원 관리나 상품개발등
모든 부문에 대해 폭넓은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차장은 지금을 호기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몸집줄이기 차원에서 텔레마케팅 분야의 아웃소싱(외부위탁)을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직접 텔레마케팅을 할때보다 외부에 위탁할 경우 인건비 등 비용을
25%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연히 텔레마케팅 전문회사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되고 텔레마케팅 슈퍼바이저들의 수요도 많아질 것입니다"

한국적 풍토에 맞는 텔레마케팅 기법을 개발해 텔레마케팅을 보편화시키는
게 그의 꿈이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