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증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고 있지
만 시장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인 것같다. 물론
주가가 오르고 주식거래가 많아지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증시가
활기를 띠어야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기회도 늘어나고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단기간에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나 국가경제
운영에 있어서 플러스보다 마이너스의 효과가 더 크다. 요즈음의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금리하락과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형성
된 금융장세의 성격을 띠고 있다. 기업경영실적의 호전이나 전반적인 경기상
승의 뒷받침이 없이 단지 돈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은 거품
에 불과하고, 투기장의 성격도 강하다.

기관투자가들에 비해 정보가 어둡고 시장지배력이 떨어지는 일반투자자들은
목전의 시장상황에 현혹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우려도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때일수록 시장의 성격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중한
자세로 재산운용에 나서야 한다.

물론 앞으로의 주가전망에 대해 비관적으로만 보아야 할 이유는 없다.
정부의 저금리정책과 풍부한 시중유동성이 맞물려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인기를
끌었던 은행의 신종적립신탁 등 고금리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증시로의
자금유입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내년 1월로 만기가 되는 신종
신탁자금만해도 무려 35조원에 이른다. 이중 10%정도만 증시로 유입된다고
해도 3조5천억원이다.

현재 4조2천억원이 넘는 고객예탁금과 어울어질 경우 또 한차례의 이상
과열현상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같은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돈의 흐름이 왜곡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업금융의 정상화다. 돈이 필요한 기업에 지원돼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주가가 오르는 것이 기업자금조달에 도움이 되지않는 것은 아니지만
증자 등을 통해 기업자금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단기과열은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다. 자칫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구조조정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우려도
없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나친 걱정인지 모르지만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과 그린벨트해제 등이 증시상황과 맞물릴 경우 과거의 거품
경제가 되살아 날런지도 모를 일이다.

투자자들의 신중함도 있어야 하겠지만 정부도 환율 금리 주가 등 정책변수
들의 동향을 면밀히 체크해 돈의 흐름이 왜곡되지않도록 시의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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