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세계적인 스캐너 생산업체인 마이크로텍이 국내 벤처기업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창업한지 1년이 갓 지난 복스텍(대표 박영욱)이 주인공.

마이크로텍은 신문지 1장 크기의 서류를 스캐닝하는 초대형 스캐너를 당초
2000년말까지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복스텍의 기술력 덕분에 내년말께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스텍은 기술제휴뿐 아니라 마이크로텍의 고속스캐너를 국내 공급하는
업무제휴도 맺었다.

복스텍의 기술력은 국내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슈퍼텔러란 이름의 장표수납 정보화시스템이 농협 일부
지점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은행권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전산화의 모델을 만든 것.

슈퍼텔러는 각종 공과금 지로 영수증과 수표 어음등 장표를 순서없이
특수스캐너에 꽂기만 하면 분당 45장씩 스스로 판독, 분류하고 장표의
문자정보까지 인식해 컴퓨터에 저장 관리한다.

지금은 수표나 지로영수증을 창구담당자가 받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조회하거나 검색하고 내용을 입력해야했다.

어음의 경우 실물은 지방어음교환소를 거쳐 금융결제원으로 옮기고 있다.

또 마이크로필름에 이미지를 저장한뒤 실물과 필름을 창구에 보관해왔다.

이 모든 업무를 사이버공간에서 가능토록 한게 슈퍼텔러다.

검색이 쉬워 계좌추적 등의 요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수 있을뿐 아니라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마그네틱 필름으로 저장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물론 실물을 옮기는 과정에서의 분실위험도 없다.

특히 슈퍼텔러는 한대의 PC에 여러대의 스캐너를 연결할수 있도록 해
처리능력 확대가 쉽다.

또 잘못 기재된 수표및 지로용지의 수정이 용이하고 위조여부를 즉석에서
가려낼 수 있다.

복스텍은 최근 분당 70장으로 스캐닝한 각종 서류를 실시간으로 이미지로
저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슈퍼스캔)도 개발했다.

CD한장에 6만건 가량의 문서를 보관, 문서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보험회사 등 금융권과 대학등에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부 대학에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이 회사는 가상사설망(VPN)구축 도구도 내년하반기 시장이 본격 형성될
시점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복스텍의 기술력은 박명준 이사를 팀장으로 한 연구진에서 비롯된다.

박 이사는 미국방부 연구원으로 일하다 복스텍 창업멤버에 합류한 전문가.

이 회사는 기술력뿐 아니라 경영과 자본력도 갖춰 여느 벤처기업과는
다르다.

박영욱 사장은 국내 굴지의 종합상사에서 해외업무를 익힌뒤 미국
루딕그룹의 현지법인 사장으로 일하면서 경영능력을 쌓았다.

자본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에 정부자금을 지원받은데 이어 벤처캐피털과
상당규모의 투자협상을 진행중이다.

복스텍은 슈퍼텔러와 슈퍼스캔의 본격적인 시장형성에 앞서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기위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해주는 웹호스팅사업과 이를 통한
무역대행업도 벌이고 있다.

"사이버공간의 모든 문서를 한개의 소프트웨어로 작성 관리 전송할수 있는
전자문서관리시스템의 개발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박 사장은 이를통해
21세기형 벤처기업의 성공모델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