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체력이 강한 기업은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해말 환란이후 우리 경영자들이 가장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다.

기업의 체력은 바로 재무구조와 사업기반으로 결정된다.

먼저 재무구조를 보자.재무구조가 탄탄하면 불황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오히려 경기가 침체됐을 때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공격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재무구조가 취약하면 아무리 우수한 인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회사문을 닫아야 한다.

때론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악화돼 흑자를 내고도 부도를 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기업 가운데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닌 기업도
적지 않다.

먼저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이 낮은 기업을 꼽을 수 있다.

미래산업 신도리코 한국단자공업 대한도시가스 다우기술 한국카프로락탐 등
은 부채비율이 낮은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관련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올들어 반도체 장비분야투자 부진으로 매출과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미래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끌어갈 수 있는 것은 부채비율이 4.3%로
낮았기 때문이다.

케이씨텍 한국단자공업도 경기침체로 98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줄지만 재무구조가 워낙 탄탄해 내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들은 안정성이 뛰어나 그만큼 불황을 덜 타게 된다.

대표적인 안정성 지표로 활용되는 평균유동성(유동자산/유동부채) 비율을
살펴보면 미래산업이 5백54%(지난해말기준)로 적정수준(2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씨텍의 경우 3백6%였고 다우기술은 2백91%였다.

유동비율 당좌비율 차입금 대비 현금흐름측면에서도 이들 기업은 우수한 것
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체는 금융비 부담없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

영업외비용부담이 거의 없어 영업과정에서 생긴 이익이 순이익으로 남게
된다.

수익력과 자본효율이 동시에 높아지는 셈이다.

부채비율이 낮은데다 영업까지 활발해 올같은 불황기에도 실적이 두드러지게
향상된 기업도 있다.

98년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21.7%인 신도리코의 경우 올 매출은 97년보다
26.16%가량 증가한 3천5백45억원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상이익도 6백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도시가스 대한도시가스 새한정기 동일제지 등도 부채비율이 낮고
영업실적이 크게 향상된 업체들이다.

다음은 사업기반.시장기반이 탄탄한 기업도 예상밖으로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힌 기업들은 불황때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포철은 올해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도는 영업 실적을 거뒀다.

포철은 내수철강수요가 위축돼 감산에 들어갔지만 수출강화에 따른 환차익
으로 올 경상이익이 1조2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철의 이같은 경영성과는 뛰어난 제품경쟁력과 안정적인 시장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포철은 국내 유일의 고로업체인데다 해외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외 시장에서 철강제품 가격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불황을 탈때도 상대적으로 영업이 안정적이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18.2%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반도체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는데도 올해 6천억~7천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장기 구매계약을 통해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어 다른 반도체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의 호황으로 전년보다 매출과 수익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특정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면 국내 경기에 관계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
을 이들 업체는 입증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도 마찬가지다.

국내 이동전화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치열한 시장쟁탈전
에도 불구하고 경상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롯데제과도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수준이상의 매출과
경상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도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기업이 대내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재무구조를
강화하고 수익기반을 확충하는 방법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주주 자본의 효율성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또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단기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부동산 및 사업부문을 처분하는 등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기업체질이 강화되면 경제난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은 EVA(경제적 부가가치)경영기법을 도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98년 한해가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한 해였다면 99년은
체질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 시장기반 탄탄 기업 영업실적(추정치) ]

(단위:억원, %, 괄호는 신장율)

<> 포철

<>위상 : 세계 조강생산능력 2위(97년 기준, 2천6백43만톤)
<>98년 매출 : 110,800(14.2)
<>98년 경상이익 : 12,000(37.9)

<> 현대중공업

<>위상 : 세계조선시장 점유율 1위(13%)
<>98년 매출 : 78,000(36.8)
<>98년 경상이익 : 3,000(50.0)

<> 삼성전자

<>위상 :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18.2%)
<>98년 매출 : 205,000(13.8)
<>98년 경상이익 : 6,000(3백85)

<> SK텔레콤

<>위상 : 국내이동전화시장 45% 점유
<>98년 매출 : 35,000(0)
<>98년 경상이익 : 2,000(18.6)

<> 서울도시가스

<>위상 : 국내최대 도시가스업체
<>98년 매출 : 4,782(37.4)
<>98년 경상이익 : 205(-6.9)

<> 롯데제과

<>위상 : 국내제과류시장 35% 점유
<>98년 매출 : 8,250(2.1)
<>98년 경상이익 : 180(5)

[ 부채비율 낮은 기업의 영업실적(추정치) ]

<> 신도리코

<>부채비율(98년 상반기) : 21.7
<>98년 매출 : 3,545(26.16)
<>98년 경상이익 : 696(17.17)

<> 부산도시가스

<>부채비율(98년 상반기) : 31.5
<>98년 매출 : 1,958(57.52)
<>98년 경상이익 : 195(27.45)

<> 대한도시가스

<>부채비율(98년 상반기) : 32.6
<>98년 매출 : 3,526(37.09)
<>98년 경상이익 : 242(16.35)

<> 새한정기

<>부채비율(98년 상반기) : 33.9
<>98년 매출 : 524(36.10)
<>98년 경상이익 : 108(157.14)

<> 동일제지

<>부채비율(98년 상반기) : 37.6
<>98년 매출 : 600(63.49)
<>98년 경상이익 : 75(108.33)

<> 세원중공업

<>부채비율(98년 상반기) : 39.0
<>98년 매출 : 650(-11.32)
<>98년 경상이익 : 50(21.95)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