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수 < 삼성생명 주식파트장 >

IMF체제라는 초유의 불확실성으로 시작된 올해증시의 방향타는 환율과 금리
였다.

반면 내년증시의 향방은 이러한 거시변수의 호전을 배경으로 실질적인
실물경기와 기업실적의 개선이 어느정도 가시화될 것인가 하는 주가의
본질적 측면과 국가신용도 및 외국인투자의 향방을 가늠할 기업.금융
구조조정의 진척도 등 구체적인 각론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 및 미국경기향방이 여전히 불안하고 이머징마켓(특히 러시아.중남미)
의 돌발적 악화 가능성 등 통제불능의 리스크 요인도 산재해 있어 섣불리
내년중 경기회복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세계적인 디플레이션기조하에서 수요와 설비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더욱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경상수지흑자가 유지될 것이 확실시되므로 환율안정과
금리의 하향안정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비록 기업의 영업측면의 개선은 어렵다 하더라도 금융비용부담감소
를 통한 이익신장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매각, 부채축소 등 구조조정으로 체질이 강화된다고 할때 비용과
자본구조면에서의 경기적응력과 생존가능성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수출단가회복이 미진한 상황에서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기업의
외형과 마진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요인이다.

기업.금융 구조조정은 많은 진통이 예상되고 특히 금융시스템의 부실문제가
재차 부각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으나 구조조정의 불가피성과 정부의 의지를
감안할 때 점진적이나마 긍정적 방향으로 진척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아시아리스크프리미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중장기 해외자금의 점진적 유입이 예상되며 환율급변
등 투기적 요인 완화로 해외유동성에 의한 시장교란은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금년중 주식처분으로 일관했던 국내기관투자가들 역시 저금리기
자산운용수단의 제약으로 점차 주식매수관점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결국 내년 증시는 본격적인 상승세진입을 예단하기 어렵고 가변적인
리스크 요인에 따라 진폭도 클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상승기조하에 평균 450~550포인트, 최고 600포인트 이상의 주가수준이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전망하에 99년 주식운용전략은 "2~3년이상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종목선별을 통한 집중투자"로 요약될 수 있다.

경기회복과 그 속도가 불투명하고 다수의 위험요소가 해소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황이므로 시장추세에 의존한 단기매매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승가능성이 큰 우량기업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
이라고 판단된다.

90년대이후 일본증시가 장기침체를 지속하는 와중에도 국제경쟁력 및
내재가치가 우수한 소수의 기업주가는 시장과 상관없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의 단기등락과 일시적 유행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무엇보다 일관된
투자원칙을 견지해 나갈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철저히 종목별 내재가치 분석에 기초한 기업가치중심투자
(Value Investing) 원칙하에 핵심적인 20~30개종목으로 모델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이를 중심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이에따라 기존 보유종목중 성장성이 떨어지는 종목은 과감히 처분하고
핵심우량주의 편입을 증가시키는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모델포트폴리오 구성종목의 선정기준은 중장기적인 기업 현금흐름을
최우선으로 하되 구조조정이나 매니지먼트에 대한 평가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세부유형별로 나누면 첫째 개방경제하에서 국제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초우량기업, 둘째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현금흐름창출이 가능한 기업, 셋째 틈새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이나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넷째 의미있는 구조조정과 매니지먼트의 변화로
체질이 전환중인 기업 등이다.

또한 산업별 업황변화를 면밀히 관찰하여 실적변화도가 커질 수 있는
경기의존형 기업들의 선투자도 일부 감안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98회계결산연도를 기점으로 보험사의 유가증권시기평가가 도입됨
에 따라 과거 회계적 이익관리중심의 운영제약에서 탈피, 시장의 변화와
리스크요인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적극적인 운용으로 전환하는 획기적
전기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기본적 투자원칙에 충실한 운용만이 최선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확신을 입증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