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대졸 인턴사원 모집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정규직
사원 채용을 확대하고 있어 졸업시즌을 앞두고 최악의 사태가 우려되던 취업
전선에 모처럼 숨통이 트이는듯 하다.

무엇보다도 LG그룹이 이달중 당초 계획보다 2백명이 늘어난 1천명의 정규직
신입사원을 채용키로 한 것은 IMF사태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거의 중단하고 있음에 비추어 더욱 반갑다. 뿐만 아니라 삼성이 1천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대우 역시 1천~2천명의 인턴사원을
뽑는다는 방침이며 현대 SK 등도 인턴사원 채용을 확대하고 정규신입사원
채용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한다.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도 대기업들이 이처럼 인력채용에 관심을
보이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정부와의 교감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줄 때 일단 채용해놓고 보자는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때문에 기업이 필요치도 않은 인력을 이런 저런
이유로 채용할 수 밖에 없다면 결국 무리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우수한 인력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미래의 경쟁력
을 키우는 일이라는 진취적인 사고가 우리기업에도 필요하다. 어렵다고 해서
인력채용을 등한히 하면 경기가 회복될 때 인력 공동현상에 따르는 절름발이
경영이 불가피하게 된다. 기업들이 최근 인력확보에 관심을 갖게된 것도 우리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희미하게나마 회복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대기업의 인력채용계획을 반기는 것은
단순한 실업자 구제 차원의 의미보다는 기업경영의지의 소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들이 효용성을 높이 평가하기 시작한 인턴사원제는 신규실업을
줄이고 인적자원을 양성한다는 면에서 불황기에 적합한 인력채용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최근 인턴사원채용시 기업에 주는 훈련
보조금을 40만~50만원으로 인상한 것은 기업의 태도를 적극적으로 바꾸는데
효과적이라고 본다.

다만 인턴사원제가 정착되려면 이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나 대학생들의
의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대기업의 경우 응모자가 몰려 경쟁률이 1백대1을
넘는 경우도 있지만 중소기업은 보조금이 더 많은데도 지원자가 거의 없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또 일부기업에서는 보조금제도를 악용해
아무런 부담도 없이 인턴사원을 뽑아 영업일선에 배치, 마음껏 부려먹은 다음
기간이 되면 내보내고 다시 뽑는 일을 되풀이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린다.
인턴제의 본래취지를 살리려면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위한 제도적 보완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모처럼 몇몇 대기업에서 터진 대규모 인력채용의 물꼬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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